[인터뷰-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장]"문화나눔 분위기 확산...소외계층 혜택 지원에 힘쓸 때"
[인터뷰-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장]"문화나눔 분위기 확산...소외계층 혜택 지원에 힘쓸 때"
  • 이은영 발행인
  • 승인 2011.04.0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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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은 '아르코 기부문화' 정착 원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오광수 위원장 인터뷰

2011년을 맞아 38년 차를 맞고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거듭나고 있다. 해가 갈수록 기부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문예위는 심의의원제도를 고쳐 국내 순수예술분야에 대한 지원과 국제교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문예위는 특히 2011년을 아르코 기부문화 정착 원년으로 삼고 크라우드 펀드 조성 등을 야심차게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국고에서 지원되던 ‘기업과 예술의 만남’ 즉 <매칭펀드> 가 문예진흥기금사업으로 옮겨져, ARKO와 한국메세나협의회가 협력해 기업메세나활동을 더욱 진작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미술품 기부자에 대한 세제혜택, 미술품 양도세 등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서울문화투데이>는 올해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취임 3년 차에 접어든 오광수 위원장을 만나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우리 문화예술의 속내와 비전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문예진흥원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면 문화예술위원회가 올해로 38년 차를 맞는 셈이다. 취임 3년 차에 들어섰는데 그동안 성과와 비전이 궁금합니다.

지난 해 ARKO를 통한 기부는 약 134억으로, 지난해에 비해 31% 늘었다. 이는 예술분야 기부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특히 2008년도 기부액이 99억 원이던 점을 감안한다면 실질적 확산을 확인할 수 있다.

오광수 위원장이 올해를 아르코 기부문화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하고 있다.

예술분야 기부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가운데 가장 큰 성과가 심의위원제도 개편이다. 그동안 심의위원 수가 너무 많아서 책임감이 약했다. 책임심의위원제도는 연말에 심의를 몰아서 하는 제도를 바꿔 다섯 명에 이르는 심의위원이 공개적이고,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심의를 한다.

두 번째는 지역협력관을 파견한 것이다. 세 번째는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성과연봉제를 시작한 것을 들 수 있다.

문화예술위원회 비전이라면 국제교류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현재 대중예술은 한류 붐으로 인해 활성화됐지만 순수예술은 그렇지 않다. 순수예술분야도 앞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 터키, 체코, 오스트리아 등지에 예술가를 파견하고 그쪽 예술가를 초빙해 순수예술분야 교류를 위한 활성화를 계획 중에 있다.

국악분야 교류에 대한 특별한 계획은?

국악은 사할린에 예술가들을 파견해서 교류와 문화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범위를 더욱 넓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여러 지역에 확대할 예정이다. 

뉴욕에 창극을 공연하는 상설극장을 설치하는 건 어떻습니까?

예산문제가 일단 뒤따른다. 굳이 창극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도 있다. 문화원을 확대하고 활성화시키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올해를 아르코 기부문화 정착 원년으로 삼고 크라우드 펀드 조성 등을 계획하고 있는데 그 취지는 무엇이며 목표액은 얼마입니까?

크라우드 펀딩은 크라우드 파이낸싱이라고도 불린다. 익명의 다수 후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새로운 형태의 모금이며, 주로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다. 예술단체나 예술가가 자신이 가진 프로젝트와 이를 실행하기 위한 모금 목표액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기부에 나서는 것이다.

4월 14일부터 처음 시작한다. 설치미술가 박기원과 이원국 발레단을 선정했다. 박 작가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 옥상에 설치미술을 기획하고 있다. 이원국발레단은 6월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될 ‘돈키호테’ 무대 의상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메세나협의회와 협력을 통해 사회공헌활동도 확대할 계획이라는데?

지난 해까지 국고에서 지원되던 ‘기업과 예술의 만남’ 즉 <매칭펀드> 가 문예진흥기금사업으로 이관돼, ARKO와 한국메세나협의회가 협력해 기업메세나활동을 더욱 진작하기 위해 노력을 펼치고 있다.

매칭펀드 예산을 7억 원으로 우선 늘려 참여기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문가가 참여하는 ‘예술기부 공감대 조성 TF’도 설치해 연간 공익캠페인 활동 및 메세나 우수사례 발굴 등 공감대 형성에도 노력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기업에서 예술단체에 1000만 원을 지원하면 기금지원금 1000만 원이 추가로 지원돼 예술단체는 총 2000만 원을 지원받게 되는 방식이다. 지원을 받는 예술단체 또한 해당기업 문화예술활동을 돕기 때문에 상호 협력관계가 이루어진다.

사회전반에서 특히 일고 있는 문화 나눔 분위기 확산에 발맞춰 사회적 기여가 큰 사업, 수혜대상 범위가 넓고 특히 소외계층에 큰 혜택이 주어지는 사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콜로키움이 진행되고 있다. 문화담론을 현장과 이론가들이 함께 자리해 앞으로 문화예술의 방향을 잡아가고자 하는데 현재까지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까?

대학로에 예술가의 집이 만들어져 앞으로 활성화될 것 같다. 각 분야 예술가들이 서로 담론을 통해 교류를 하면 발전하게 될 것이다. 특히 새로운 예술 패턴을 만들어나가는 전진 기지로서 역할을 담당할 것을 기대한다.

"미술품 기부자 세제감면...색안경 끼고 보지 말아야
고객들, 옥션에 너무 몰려 화랑들 피해 입는 것 바람직하지 않아"

미술품 기부자에 대한 세제혜택 등을 검토하고 있는데, 잘 돼가고 있나요?

수많은 사람들이 그 부분에 대해 건의를 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세제감면이라든지 혜택이 입안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미술품을 사서 기부를 하는 행위도 정착이 될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인식이 큰 작품을 사서 기증한다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입장이다. 그런 걸 빨리 제도화시켜야 한다.

옥션의 등장으로 미술품 시장이 나름대로 활성화를 띠고 있는데, 입장은?

옥션은 있을 필요가 있지만 현재 너무 많은 것 같다. 물론 화랑이나 작가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주관적 가격이 옥션을 통해 객관화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고객들이 옥션에만 몰려서 화랑들이 피해를 입기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옥션이 가진 단점은?
옥션의 특성상 가격상승으로 인해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일이다.

미술품 양도세에 대한 생각은?

2년 유예가 되어 있다. 양도세는 우리미술시장 규모를 두고 봤을 땐 부당하다. 시장 자체가 위축될 위험이 있다. 미술시장을 좀 더 활성화시키고 난 뒤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은 그럴 시기가 아니다.

세금을 관리하는 쪽에선 원칙을 내세우는데, 원칙과 현실을 비교해야 한다. 2년 유예가 된 상태이긴 하지만 또 논란이 될 것이다.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어떤 방안이 있을지 묻고 싶습니다.

경기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경기가 회복되고, 예술을 향유하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고, 전반적 인식이 고양되며 활성화돼야 미술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문화가 돈이 안 된다구요?  콘텐츠 분야 부가가치 높아
전통, 원형 그대로 계승+현대에 맞게 재창조... 두 가지 모두 공존해야"

오위원장은 집무실에 박생광 화백의 그림을 걸어놓고 늘 감상한다고 한다.

올해 문화예산이 중앙부터 시작해 지자체까지 대폭 삭감됐다. 이에 대해 문화예술위원회 수장으로서 정부와 국회에 한 말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가계와 비교해보면 제일 먼저 줄이는 게 문화비다. 국가경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인식의 문제, 즉 관습적으로 생각했던 것이 아직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있는 열망도 강한만큼 문화예술분야도 동반해서 사회와 균형 있게 가야한다.

문화가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예산을 깎는다. 콘텐츠 분야는 많은 부가가치를 동반하고 있지 않나요?

인식의 문제라 생각한다. 문화예술이 돈이 된다고 하는 것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수시로 얘기한다.

전통문화의 전승에 대한 상반되는 전통의 원형을 고수해야 한다. 새롭게 재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바른 전통 계승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전통을 계승해 현대에 재창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전통계승 방법이다. 우리 것을 전승에만 그쳐 고루한 상태로 있지 않게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것들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이 결점이다.

전승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전통을 원형 그대로 계승하는 것, 둘째는 전통을 현대에 맞게 재창조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모두 공존해야 한다.

앞으로 문화예술위원회가 나갈 방향에 짧게 말씀해 주세요.
예술가에 대한 창작을 지원하고, 문화향유의 활성화다. 이 축 두 개를 진작시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우리 예술문화가 향상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