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 3주기 추모제
통영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 3주기 추모제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1.05.0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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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홍경찬 기자]통영시와 통영문인협회(지부장 박동원)는 박경리 선생(1928년 10월 28일~2008년 5월 5일)의 3주기를 맞아 오는 5월 4~5일 이틀에 걸쳐 통영시 일원에서 선생의 추모제를 가진다.

 첫날 4일 오후 3시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박경리의 생애, 그리고 통영'(강사: 부산대 국문학과 김정자 명예교수)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시작으로, 5일 오전 9시 박경리 기념공원에서 통영, 고성, 거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백일장, 11시에는 선생의 묘소에서 추모식을 가진다. 추모식에는 선생의 시 ‘우주만상속의 당신’낭독과, 생전에 녹취한 대담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번 추모제에는 선생의 딸 김영주 토지문화관장과 사위 김지하 시인이 참석할 예정이며, 원주, 부산 문인들의 참배도 계획되어있다.

 1955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계산”과 56년 “흑흑 백백”을 현대문학에 발표한 것을 계기로 등단한 이래 57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 활동에 전념해 단편인 “전도” “불신시대” “벽지”등을 발표하고, 62년 장편인 “김 약국의 딸들”을 비롯해,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사의 비극을 두 가지의 시각을 통해 그린 “시장과 전장” “파시” 등 사회 비판이 강한 문제작들을 발표함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이후 69년 6월부터 집필을 시작해 94년 5부 16권으로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는 한국 근·현대사의 전시대에 걸쳐 몰락하는 양반가문과, 얽히고설킨 인과관계, 여러 계층의 뒤바뀐 운명과 역사의 상관성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 출판돼 큰 호평을 받았다. 


 선생은 비록 떠났지만, 고인이 생전에 남긴 작품들은 선생을 대신해 우리 곁에 남아 선생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비단 “토지”만이 아니라 선생의 많은 작품들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과 물음들을 선생의 기일을 즈음하여 되새겨 보는 뜻깊은 시간이다.

 이전까지 5월 5일은 ‘어린이 날’로 아이, 어른 없이 마냥 즐거운 공휴일이었지만, 3년 전 박경리 선생이 떠나가신 날 이후로는 근대문학의 전설이 되신 선생을 기리는 날이 됐다. 이전의 그 날과는 달리 숙연함이 느껴지는 날이 됐다. 그만큼 현대 문학사에 선생이 남긴 족적이 큰 탓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