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이정희,안희정,최문순의 '사색토크'로 추모문화제 들썩
김두관,이정희,안희정,최문순의 '사색토크'로 추모문화제 들썩
  • 김지완 기자
  • 승인 2011.05.23 0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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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모 문화제 전국서 열려, 공식 추모제는 봉하서 23일 오후 2시

[서울문화투데이 김지완 기자]제2주기 노무현 추모 문화제 일환으로 '사색(四色)토크-2012, 놀러와'가 김어준 딴지일보 발행인과 김용민씨 사회로 지난 21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 자리에는 김두관 경남도지사,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인 만여 명의 추모문화제 참가자들에게 '내 인생의 베스트 3', '즉석 문답 10문 10답', '나에게 노무현이란', '2012 대선 후보는 누구?' 등 코너를 마련해 유감없이 솔직함을 선사했다.

 사회를 맡은 김어준 대표는 "'사색토크'에 나온 네 분은 대한민국이 가진 최고의 정치 자산이자 정계의 F4다. 솔직담백한 이야기로 풀어갈 것이며 네 분이 무대에 올랐으니 살아서는 무대를 내려 갈 수 없을 정도로 사색을 장담하다"라면서 "인간적인 풍모, 임기응변 실력, 유머 감각을 총체적으로 검증하는 자리다. 예비대선 청문회가 될 수 있다"라고 밝히며 사회자의 정치적 날라리 면면을 시종일간 유감없이 발휘해 웃음의 서울광장으로 변모시켰다.

 김어준 대표는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정계의 드라이아이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정계의 아이유,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땜빵 선거의 귀재,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짬뽕채무자'로 소개하며 질문의 운을 뗐다.

 김어준 "드라이아이스 김두관" vs 김두관 경남도지사 "이장하다 군수하니 멋지다고 느꼈다"

 정계의 씨름꾼 김두관 경남도지사로 소개 받으며 무대에 오른 김 지사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여러분들도 용기 내시고 힘내시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어준 대표는 "김두관 도지사의 유머가 없는 고정관념을 깨달라"라며 먼저 질문의 포문을 열고 '웃긴 순간 베스트 3'을 소개하며 여기서 유머는 '평생 남을 웃긴 경우'를 강조했다.

▲ 사색토크는 정계의 F4, 대한민국의 소중한 정치 자산인 색다른 4인이 모였다.
 이에 김 지사는 장학퀴즈 차석에 오를 당시 '물고메'에 얽힌 사연, 남해 군수 시절 벚꽃 축제때 100kg 몸무게로 남해대교서 번지점프하다 바다물에 빠질 뻔한 일화를 소개했다.

 특히 김두관 경남도지사 본인이 패러디 유머 양산의 성지를 내세우며 유머 수비에 나섰다. "지난 2003년 행자부 장관때 대학생들이 기습 점거 시위(2003년 8월, 포천 미군 스트라이크 부대 점거)로 인해 유머 패러디가 양산됐다"며 "당시 포천 경찰서장이나 지청, 본청 경찰청장이 책임져야 되는 일을 치안주무장관으로 저에게까지 해임건의까지 됐다"라면서 이를 두고 "돌고래가 배를 받으면 해양부 장관이 물러나고, 불도저가 길을 막으면 건설부 장관이 물러나야 되나 등이 있다"라는 유머로 맞받았다.

 이어진 30초내 즉석 10문 10답에 코너에서 "질문보다 답이 짧아 유머가 없다"로 김 지사를 첫 순서로 지목하자  "제일 말 주변 없는 사람이 또 먼저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장하다 군수하니 내가 봐도 멋지다, 씨름에서는 배지기를 잘하지만 작년 6월 선거에는 뒤집기를 보였다. 무소속으로 나온 이유는 당선을 위해. 신공항 백지화에 청와대 면담을 신청했으나 밀양은 대구 관할이라 면담하기가 곤란하다는 청와대의 (어이없는)오해, 사진에 홍금보 같이 나오니 배용준 같이 찍어 달라"는유머러스한 주문을 해가며 사색토크에 걸맞는 답변을 쏟아냈다.

 또 '리틀 노무현이란 별명에 자격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추구하는 가치가 크다. 경남도민의 위대한 선택을 통해 경남도정을 책임지고 있다. 지역균형발전과 지역주의 극복을 잘 승계하겠다.지켜드리지 못한 점과 사람 사는 세상 앞장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대선이 끝난 시점에 자기에게 보내는 영상편지에는 "지난 십 년간 민주진보 국정경험이 있었고 5년 동안 경남도정을 책임졌다. 국민들에게 감사하며 이 경험을 살려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 돈 없어서 대학 못가는 그런 세상이 안되기를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마무리 했다.

 김용민 "정치계의 아이유" vs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두부집 딸도 대통령 할 수 있다"

 또 다른 사회자인 김용민씨는 '내남자(남편)의 애정표현 베스트 3위'를 이정희 대표에게 질문했다.

이 대표는 "잠자기 전후 남편에게 안마를 받는다. 밖에서 더 싸우니깐 집에서 싸울 시간이 없고 볼 시간이 짧으니 아까워서 못 싸운다"며 "지난 5.18 망월동 묘지 다녀온 후 '그대는 이땅의 어머니들을 위해 낮밤을 가리지 않는다'는 문구가 실린 엄마사랑상을 집에서 받았다"라면서 일화를 소개했다. 또 "아버지가 아끼는 상이 하나 있는데 제가 87학번으로 학력고사 전체수석을 해서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갔었다. 그때 받은 시계를 아버지께서 애지중지 하셨다"라고 말하자 김용민 사회자는 "그때는 딸이 민주노동당의 대표가 될 줄 아버지는 모르셨나?"라고 되물어 서울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 추모문화제 일환인 사색토크(사회 김어준,김용민)에 나섰다.
 또 "체력이 약해 미디업법 통과 등의 대치정국 상황에서 국회내에서 들 것에도, 사람들에게도 많이 실려 나왔다. 체력의 열성, 벌레 못 잡기, 오른쪽 왼쪽 구별이 열성이다. 2세들은 이런 유전자가 없어 다행이다"라고 말하자 사회자는 "2세들은 좌우를 구별할 수 있겠다. 역사는 진보한다"라고 약점을 긍정으로 순치시켰다.
 
또 '30초내 즉석 10문 10답에는, 민주노동당 대표로 다른 정당과 함께 자주 보인다는 질문에는 "함께 하는 이 마음으로 오니 더 좋아하시는 분들이 여기 계시더라"며 민주당에 팽 당하면 어쩌려냐는 질문에는 "저희는 정책연합을 하면서 정치연합을 한다.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진보적인 정책 파워만 만들어 진다면 자리는 상관없다"라고 진보진영의 단합을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가깝게 다가섰다는 일반 여론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꼽는다, 보다 나은점이 있다면?"이란 질문에 "저는 두부집 딸이고 대통령 딸이고, 이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저는 진보의 길을 가고..'라고 신분(?)의 차별화를 꾀했다.

박 대표의 장점에 대해서는 "지지율이 저보다 나은 점이다"라고 간단히 평가했다. 아울러 자신에 대한 평가로 "생각과 말과 행동이 똑같은 사람이 저 이정희이다. 진보민주진영의 통합이 잘되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5월 26일까지 합의를 이끌어내  9월까지 새로운 통합신당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말하고 " 10월 재보궐선거에는 여러분들이 아주 즐거운 모습으로 보실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고민도 하고 하루 종일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합당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내비쳤다.

 이정희 대표는 대통령 노무현이 아닌 인간 노무현 매력을 기억하며 "대통령을 위해, 그렇다고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를 상기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영상편지에는 "노동자들과 함께 하다 첫 구속된 변호사이다. 회색의 법정을 뛰쳐나와서 거리에서 마지막까지 함께 한 존경스러운 선배님이시다. 가장 진보적인 가치를 실현 시킬려고 이룬 것도 있고 이루지 못한 것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떠나면서 떠나기 전에 깊이 있게 성찰하면서 여러가지 문제들을 이끌어 나가셨다. 우리가 하나가 되라는 족적을 만들어 놓으신 계기를 제공하셨다"라고 말했다.

 김어준 "짬뽕채무자 안희정", 안희정 충남도지사 "노무현 대통령의 장자와 상주 양보 않겠다"

 김어준 대표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당선되면 짬뽕 사겠다더니 아직도 안 산다"고 우스개 소리로 공격에 나서자 안 지사는 "배달시켰는데.."라며 웃음으로 말끝을 흐렸다.
 
 안 지사는 지난 참여정부 초기에 감옥에서 '무상급식'을 받은 점도 떠올리며 출감 이후 "당시 김어준 대표가가 저와 자장면을 먹으며 인터뷰를 할 당시 내게 '(감옥에 간 것이)억울하지 않았냐'고 물은 것이 기억난다"며 "당시 내 대답은 '그냥 노무현 대통령이 좋았다'고 답하고서는 입에 자장면을 묻힌 채 눈물을 흘렸다"는 당시의 심경을 담담히 전하기도 했다.

▲ 사색토크는 날선 유머들로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과 인터넷 생방송 시청자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또 "참여정부 때 권력을 누린 사람은 아무도 없다. 노 대통령 옆에 서는 것은 옥상의 저격수로부터 총을 맞는 것과 같은 일었지만 원망은 없다"며 "이번 정부는 성장 등의 문제에 대해선 보수가 잘한다는 통념을 이명박 정부가 한방에 날렸다"고 일갈했다.
 
 2012년 대선과 관련해 손학규 대표가 '산업스파이'가 아닌지를 묻자 안 지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역사적 정통성을 고스란히 인정하고 배반하지 않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손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그래서 적합한 대선 후보가 누구냐?"고 물었으나 안 지사가 즉답을 피하자  김어준 대표는 "그럼 나중에 자장말고 짬뽕 먹으면서...(합시다)"라고 답변을 미뤄두기도 했다. 
 
 김용민 "땜빵 선거의 귀재 최문순" vs 최문순 강원도지사 "MBC 언론 후배들이 대차게 잘하리라 믿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엄기영 당시 후보가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라며 "이광재 전 도지사의 기여도를 75%쯤이라며 이 전 지사가 나 대신 당선 사례하러 다니느라 바쁘다"라고 웃음을 유발하며 김용민 씨와의 사색토크에 재치있게 때론 진솔하게 답했다.

 MBC 사장 출신인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MBC 후배들에게 "언론의 자유는 언론이 지켜야 하는 것이다. 좌절말고 대차게 싸워달라"라고 부탁했다. 

 이어 2012년 적합한 대선 주자를 묻자 최 지사는 답변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여기 계신분들이 임한다면 제가 참모를 하겠다"라고 답하자 김용민 사회자는 "그럼 도지사는 할 수 없다. 여기 계신분들이 대선 주자가 아니라는 말씀이다"라며 날선 유머들로 가득 채워진 서울광장이었다.

▲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광장에 모여 2주기 노무현대통령 추모문화제에 함께 했다.
 한편 추모콘서트 'Power To The People 2011'이  오후 7시에 서울광장에서 차성수 금천구청장(민주당, 전 동아대 교수)의 부산갈매기를 불러 분위기를 돋운 가운데 김해 봉하의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노하우' 현장을 이원생중계로 연결해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의 토크쇼를 서울공연에 등장시켰다.

 한편 이번 추모 행사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 2주기 추모사진전 "바보 노무현을 만나다"가 인사동 서울미술관에서 지난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개최돼 인간 노무현의 내면과 외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 공식 추도식은  23일 오후 2시 봉하 대통령 묘역 옆에서 열린다. 서거 2주기 추모식의 기조는 ‘슬픔을 넘어 희망으로’이다.

 1시 30분, 전남도립국악단의 사전 추모공연과 추모영상 상연 뒤 오후 2시부터 공식 추도식이 거행되고 강만길 교수의 추도사를 비롯해 부경대 박애림 학생의 추도문 낭독, 노 대통령의 시민민주주의 영상, 유족 대표 인사, 정은숙 교수의 추모노래, 부활의 의미를 담은 2,011마리 나비 날리기, 유족 및 내빈 참배 순으로 이어진다.

▲ 김어준 김용민의 사색토크가 열린 서울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