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예문화의 발전과제 II
한국 공예문화의 발전과제 II
  • 천호선 / 컬쳐리더인스티튜트원장·전 쌈지 대표
  • 승인 2011.06.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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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로서 인문학적 연구가 절실한 상황

1979년 뉴욕 메트로포리탄박물관에서 개최된“한국미술5,000년전”에 대하여 뉴욕타임스는‘한국미술의 대표성과 정체성은 공예에 있다’고 평가하였다.
‘한국의 회화는 중국 미술과의 큰 차별성을 찾아보기 어려우나, 공예는 중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자적인 창의성을 보이고 있으며,  공예중에서도 특히 청자, 백자 등 한국의 도자문화는 장식 위주의 중국, 일본의 도자와는 달리 단순미의 극치를 이루어 왔다’고 극찬한 것이다.

현시점에서 우리가 만들어 가고 있는 공예문화는 세계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는 지, 과거의 전통공예가 받았던 높은 평가를 계속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20년후에는 아시아가 전 세계의 문화를 리드하는 입장이 될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견해에 비추어 볼 때 우리의 공예를 세계 공예문화의 중심이 되는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할 과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공예의 발전과제를 논하기 위하여는 먼저 예술성을 갖춘 실용적인 조형물로서 공예의 특징을 분명하게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공예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지적 조형활동으로서 미술의 한 분 야라는 예술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둘째, 공예는 손으로 만든다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근본적인 분야로서 교육, 취미,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문화적 특징을 가 지고 있다.

셋째, 공예는 실생활에 이용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예술 분야와는 다른 차별성이 있으며 산업디자인의 모태가 되는 산업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술의 한 장르이면서 공예의 특징은 실용성에 있음에도, 현재 대학을 중심으로 한 공예교육의 상당 부분은 실용성보다 예술성에 집중되어 있고, 공예 관련 전시회에서 실용성은 완전 배제된 예술작품만을 전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대부분 관광상품으로서의 공예품이 미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공예의 예술성이 강조되어야 할 필연성은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공예의 특징적인 재료를 사용했다 해도 실용성이 배제된 경우 공예품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많은 논란이 있어 왔지만 공예의 조형적 기원이 실용적 용기라는 점에서  접근되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공예품은 일상생활에서 항상 사용되고 있는 가장 대중적인 매체로서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공예문화는 대중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미적인 감각을 향상시키며 생활의 품위를 높여줄 수 있다.
따라서 공예품의 문화예술적, 경제사회적, 산업적 가치를 재평가하고, 공예문화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재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공예품의 산업화와 관련하여 제품의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하여는 공예문화의 주체이자 제품의 일차적 소비자인 일반 대중들의 문화예술적 수준이 고양되어야 한다. 대중들의 미적 안목을 키워나가는 것이 경제성장과 사회안정을 위해 중요한 과제가 되어있는 상황에서 공예문화의 대중문화로서의 인문학적 연구가 절실한 과제가 되어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