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그들은 어디서 왔나?
백제, 그들은 어디서 왔나?
  • 권대섭기자
  • 승인 2011.07.1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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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고구려 복합주민설 & 부여 이주민설 등 새로운 견해 등장

한성 백제 박물관 '백제 사람들, 서울을 열다' 국제 학술회의

서울시가 지난 14일(목)과 15일(금) 이틀에 걸쳐 한성백제박물관에서 개최한 ‘백제 사람들, 서울 역사를 열다’라는 주제로 ‘2011년도 국제학술회의’를  개최, 학계의 주목을 끌었다.

올림픽 공원 인근에 있는 한성백제박물관 전경. 백제사람들이 한강변에 도읍한 지 2030주년이 되는 내년 4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곳에서 지난 14~15일 이틀동안 '백제사람들, 서울을 열다'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중국 일본의 역사고고학자들을 포함, 역사 고고학계의 석학 20여명이 발표자와 토론자로 참가해 백제의 건국과정과 주민구성, 문화기반, 외교활동, 문물교류, 해상교통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또 그 결과를 올해 연말까지 진행될 한성백제박물관 전시물 제작에 반영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울이 백제의 5백년 수도였음을 널리 알리고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석촌동고분군 등 도읍관련 핵심 유적과 유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한성백제박물관을 지었다. 특히 내년 한성백제 2030주년을 맞아 올해 연말까지 전시공사를 마친 뒤 내년 4월 개관할 예정이다.

 학술회의 첫날인 14일(목)에는 백제의 건국과 위례성 건설이 수도 서울 역사의 시작임을 밝힌 이기동교수(학술원 회원)의 기조강연 '한성백제의 탄생, 2천년 고도 서울의 개막'을 비롯 제1부 주제 '백제사람들, 어디에서 왔나'에 대한 본격적인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기동 동국대 석좌교수는 기조강연 '한성백제의 탄생, 2천년 고도 서울의 개막'에서 고조선-삼한-백제로 이어지는 역사흐름을 고증하면서 지금까지 부여 고구려계통의 예맥족과 한반도 남부의 한족을 별개의 종족인 것처럼 해석한 것은 잘못이며 실제로 같은 종족을 거주지역에 따라 달리 부른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기동 교수에 따르면 고조선이 멸망하자 고조선 주민들이 대거 한반도 남부로 이동하였고, 그 결과 삼한지역에 갑자기 78개나 되는 작은 나라들의 연합체인 삼한(마한 진한 변한)이 생겼났다가 가장 넓은 마한 속에서 백제가 세력을 넓혀 연맹왕국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임기환 교수(서울교육대)는 백제를 건국하고 지배한 사람들은 부여계와 고구려계 이주민의 복합체라며 역사학계의 기존 입장을 대변하면서, 백제에 내려온 부여계와 고구려계 이주민 사이에 세력 경쟁이 일어났으나, 근초고왕대에 이르러 왕실묘제로 고구려계 묘제인 돌무지무덤(적석총)을 채택하고 부여계 동명신화를 시조신화로 최종 정리하는 타협이 이루어졌다고 구체적인 시기를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 신경철 교수(부산대)는 백제를 세우고 발전시킨 사람들은 부여계 이주민이라고 단언하면서 논쟁에 불을 지폈다. 3세기말 부여방면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한강유역에 정착한 사람들이 백제를 세웠다는 것이다.

 그는 그 근거로서 한강 금강유역에서 출토되는 백제의 양이부호(兩耳附壺)와 최근 호서 호남지역에서 많이 발견된 무덤(분구묘)들이 모두 중국 북방의 부여계통 문화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동안 ‘고구려 시조 주몽의 아들 온조가 남쪽으로 내려와 백제를 세웠다’는 <삼국사기> 기록에 따라 고구려→백제의 연관성을 강조하던 학계의 통설을 뒤집는 새로운 주장인 것이다.

 한성백제박물관의 학술회의를 계기로 '부여 고구려→백제'와 '부여→백제'라는 백제 종족계통을 다양하게 해석하는 견해들이 새롭게 제시되어 앞으로의 연구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