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문화의 시대, 창의력 있는 인재 필요해”
“미래는 문화의 시대, 창의력 있는 인재 필요해”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4.28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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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조건으로 음악 예술 등 ‘전인’ 능력 갖추게 해야...

인터뷰/ 서울시립대음악대학 전기홍 교수(학과장, 바리톤)

서울시립대학교 성악과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여러 가지 이유를 꼽겠지만 ‘교수진이 훌륭해서’ 라는 것만 두고 본다면 단연 전기홍 교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서울시립대음악대학 전기홍 교수
이태리 Trento 국립음악원 수석 졸업, 프랑스 ‘Ecole Normale de Musique de Paris’ 최고 연주자 과정 수석 졸업, 스페인 바르셀로나 콩쿨 우승, 이태리 부세토 “Verdi 국제콩쿨” 1위 입상등과 같은 빛나는 이력의 소유자가 바로 그다.

하지만 화려한 이력보다 바쁜 교수활동과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을 맡는 등의 사회활동 속에서도 매년 독창회를 개최해 음악인으로서의 본이 되는 전 교수에게 사사 받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줄을 서고 있다.

현재 서울시립대 음악학과장을 맡고 있기도 한 전 교수는 서울시립대 음악학과의 향후 비전에 대해서 소수 정예 고급 음악인 양성이라고 한다.  

“우리학교는 여느 음악 대학원 부럽지 않게 학생에 대한 교수의 비율이 굉장히 높은 학교입니다.

가령 미국의 피바디 대학 같은 곳도 4명의 학생들이 10명의 교수들에게 수업을 받지요. 음악의 각 과를 통틀어서 한 학년에 30여명인 만큼 교수들이 학생 위주의 교육을 펼칠 수 있지요.

공립이라 등록금까지 싼 데다 다양한 장학금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점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최근 경제가 어려운 만큼 국ㆍ공립 대학교의 인기가 더욱 치열해 지고 있어 음악학과 차원에서는 달리 홍보를 하지 않았었는데 앞으로는 홍보에 더욱 주력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더욱 우수한 인재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전 교수는 시립대 음악학과의 각 과 선발 인원이 적고 공부를 잘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주저하는 학생들이 모두 용기를 냈으면 한다고 전한다.

“취업난에 젊은이들이 시달리고 있는 만큼 시립대 전체 교수들이 학생들 개개인의 취업을 신경 쓰고 있어요. 음악학과도 예외가 아닙니다. 각 전공 별 특성화 사업을 통해 학생의 입학과 함께 적성에 맞는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수업을 진행 합니다.

학생들에게 대외적인 무대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정기연주 등도 하고 있어요. 우수한 학생 개개인이 교환 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외 유명 교수를 학교에 초청해 수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이탈리아에서 교수를 초빙했었지요. 해외 교수진을 초빙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현재 시립대 음악학과 교수진은 명실 공히 국내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음악학과 전체 건물을 허물고 재건축 할 계획도 있다. 강북에 문화 홀이 별로 없는 점을 들며 “음악학과가 재 건립되면 동대문구의 문화요충지가 될 것”이라며  야심찬 계획도 전했다.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미래는 문화의 시대라며 말을 이어갔다.   

“세상의 모든 학자들도 미래는 ‘문화의 시대’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요.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그렇고 오세훈 서울 시장님도 문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한국의 ‘짝퉁 명품’을 만들던 한 친구를 스카웃 해갔다고 합니다. 자기네들 눈에도 너무 똑같았던 것이지요.

기술력은 이제 세계 전반적으로 거의 비슷하고 무엇인가를 카피하는 능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더 이상 그런 것으로는 남들과 차별화 될 수 없어요. 하지만 명품이 명품인 이유는 창의력을 근거로 한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이 있기 때문입니다. 창의력은 우뇌에서 파생되는 것이고 예술 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요.”

미국에서도 명문대에 진학하는 조건으로 음악이나 체육 등 예술 활동 능력을 갖춘 ‘전인’을 선발 하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이제 더 이상 이런 문제를 지체할 수 없다고 전 교수는 강조했다. 예술을 통한 창의력을 가진 인재가 너무나 필요한 이 시점에서 예술 교육이 초등학교에서만 강조되는 식으로 불균형을 이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그는 시대에 걸 맞는 예술에의 향유도 역설했다.

“한때는 왈츠도 저속한 음악으로 취급 되는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클래식의 한 장르로서 당당히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처럼 예술은 소위 높은 사람들만 향유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팝페라와 같은 장르들이 일어나는 것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대중적인 인기만 염려해 핵심을 빠뜨리게 되는 음악은 경종을 울려야겠지요.”

그래서 전 교수도 독창회를 준비 할 때 소통하는 음악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귀국 후 독창회만 19차례 이어온 그는 매년 독창회를 제외하고서도 50회 정도의 공연이 있다 보니 준비가 쉽지는 않지만 독창회가 자신을 위해서도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생소원이라면 훌륭한 연주가로 남는 것입니다. 제가 죽었을 때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훌륭한 연주자로 남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지요.

최근에는 사회적인 여러 가지 활동과 보직을 맡아서 연주자로서의 활동이 등한시 되는 것 같아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동료 음악 하는 사람들과 학생들에게 좋은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