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유물구입비 예산 반토막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구입비 예산 반토막
  • 김영찬기자
  • 승인 2011.08.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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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약한 유물구입비 부끄러울 지경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구입비 예산 반토막
빈약한 유물구입비 부끄러울 지경

[서울문화투데이 김영찬기자] 문화부 산하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유물을 구입할 수 있는 기관인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재청 소속의 국립고궁박물관의 유물구입 예산이 해마다 줄어들어 유물을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구입비는 2007년 42억원에서 올해 28억8천만 원으로 5년 만에 23억 2천만 원이나 대폭 줄어들었다. 그 밖에 국립현대미술관도 2007년 48억1천만 원에서 올해 31억4천1백만 원으로 16억6천9백만 원이 줄어들었고, 국립민속박물관은 2007년 약 31억4천9백만 원에서 올해 25억 원으로 축소되었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고궁박물관의 경우에도 2007년 10억 원에서 올해 6억 원으로 대폭 줄어들었고, 그나마 서울시 역사박물관은 2006년 25억 원에서 지난해까지 20억~25억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 예산은 지난해 우리나라 문화부와 문화재청 산하 기관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의 한 해 유물구입비 예산을 모두 합쳐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355억원)의 3분의1(약 102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처럼 빈약한 유물구입비로는 유물확충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얼마 전 옥션 경매에 나왔던 공혜왕후 인장(어보)의 경우 왕실유물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없어 국립고궁박물관이 구입하지 못하고 ‘문화유산국민신탁기금’이 4억6천만 원을 들여서 대신 구입하여 ‘무상양도’하는 일도 있었다.

 최근 우리 문화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 예를 들면 2009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몽유도원도는 9일 동안 6만1,123명이 몰려 하루 평균 6,800명이 관람했고, 프랑스로부터 돌아 온 외규장각 의궤는 하루 평균 3,700명이 관람하여 27일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렇듯 우리 문화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증대하고 있는 데 반해 유물구입비가 해마다 감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김성동의원은 “문화부 예산이 해마다 조금씩 증액되고 있고, 국민들의 문화 및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의 고고 발굴유물과 왕실 유물, 고미술품과 근현대 미술, 전통민속자료 등을 구입하는 유물구입비가 해마다 줄어드는 것은 ‘문화강국’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유물구입비 예산 확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