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일본 편...이 땅 국민들 다시 생각해야
미국은 일본 편...이 땅 국민들 다시 생각해야
  • 권대섭 객원 논설위원
  • 승인 2011.08.24 17: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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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적 세계관 ? 분단의식 벗고 대한반도 갈 길 찾아야...

 

[서울문화투데이 권대섭 객원 논설위원] 유럽에서 분쟁이 벌어져 영국과 독일, 혹은 영국과 프랑스가 싸운다면 미국은 어느 편을 들까? 영국 편을 들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세계지도를 들여다보면 답이 나온다. 미국은 영국을 자기편에 둠으로써 러시아와 독일을 포함한 유럽전체를 견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미국과 영국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가깝다.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또는 이스라엘과 아랍국들이 싸운다면 미국은 어느 편을 들까? 당연히 이스라엘 편이다. 그것은 지금껏 우리가 익히 보아온 그대로다. 미국은 자국내 유태인들의 영향력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스라엘을 통해 중동을 장악하고 석유자원을 관리하게 돼 있다. 이스라엘은 중동에 박아놓은 미국의 ‘알 박기’다.

 동북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이 독도를 놓고 전쟁을 벌이거나, 일본과 중국이 조어도를 놓고 싸운다면 미국은 어느 편에 설까? 일본편이다. 미국에게 있어 일본은 태평양 재해권을 담보하는 최고 요지이자 중국을 견제하는 제일 우방이다. 반면 한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최전방 전초기지이긴 하지만 태평양 뒷마당으로서 일본만큼 중요하진 않다.

 미국과 영국과 이스라엘과 일본은 20세기와 21세기를 관통하는 미국패권시대의 핵심 축인 것이다. 말하자면 미국-영국-이스라엘-일본으로 이어지는 ‘동맹 축’은 오늘날 세계패권 제1세력의 ‘핵’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이 아무리 ‘한미동맹’에 매달려 봤자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일동맹’의 다음 순위가 될 것이다.

 근대에 들어와 미국은 한국에 대해 못할 짓을 몇 가지 했다. 그 하나가 1905년(고종 45년) 7월 29일 일본과 맺은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다. 당시 일본 수상 가쓰라 다로와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 특사  W.H 태프트 육군장관이 일본에서 맺은 밀약이다. 내용인즉, 미국이 필리핀을 식민지로 하는 것을 일본이 묵인하는 대신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로 하는 것을 미국이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일본은 조선을 강제합병한 뒤 35년간 지배하다가 2차 대전에서 패망했다. 서양에선 독일이 전쟁에서 패전한 후 당사국 책임을 지고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되었다. 그런 예대로라면 아시아에선 아시아 여러 나라를 고통스럽게 한 일본이 책임을 지고 두 동강이 났어야 했다. 그런데 일이 안되려니 원통하게도 한국이 두 동강나고 말았다. 가장 큰 고통을 겪은 우리나라가 분단된 것이다. 미국은 이때도 우리 편을 들지 않았다.

  스탈린을 설득해 한반도 분단의 부당성을 설명하지 않고, 갈라먹기 식 분단을 승인하고 만 것이다. 미국은 사할린을 제외한 일본 열도 전역을 건지기 위해 한반도 분단을 용인하고 말았다. 다시 말해 일본의 반을 소련에 떼주지 않기 위해 한반도의 반을 떼내는 길을 택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침략국 일본을 위해 피해국 한반도를 희생시킨 꼴이 됐다. 분단에서 비롯된 6. 25전쟁으로 일본경제가 다시 일어선 것만 봐도 그렇다. 어쨌든 한반도 분단은 미국 윌슨 대통령이 제창한 ‘민족 자결주의 원칙’에도 어긋난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 최근 동해냐 일본해냐를 놓고 벌인 논쟁 가운데도 미국은 또다시 일본 편을 들었다. UN산하 국제수로기구에 제출한 서한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미국무부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일본해 단독표기가 미연방정부기관인 지명위원회의 표기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정례브리핑에서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미 1951년 8월 10일 딘 러스크 미 극동담당 차관보는 양유찬 당시 주미 한국대사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낸 적이 있다.

 “독도는 조선의 일부로 취급된 적이 없다. 1905년경부터 일본의 시마네현 관할하에 있다.”
일개 극동담당 차관보가 연합국도 모르게 작성한 서한으로 한국민을 우롱한 처사요, 제국주의적 관행을 여지없이 드러낸 사건이었다. 일본해 단독표기를 인정한 미국의 처사는 바로 딘 러스크와 같은 맥락에서 독도영유권을 일본에 주기위한 정지작업이자 강대국 중심의 제국주의 논리가 여전히 통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명박 정부 들어 유난히 ‘한미 동맹’이니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조하며 만만해 보이는 북한에만 강경대응으로 일관해온 결과가 이렇다. 때마침 이명박 대통령이 몽골을 방문하고,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러시아로 갔다. 시베리아-북한-한국을 관통하는 가스관 이야기도 나오고, 한반도 철도와 시베리아 철도 연결을 통한 동북아 경협촉진론도 나왔다.

  남북의 국민들은 이제 각기 한쪽만이 옳고, 한쪽은 틀렸다는 편향적 세계관을 벗고 상대입장에서 서로 인정하며 한반도 전체를 들고 세계를 바라보는 비전을 품어야 할 것이다. 기득권과 고집에 눈 먼 지도자들이 못한다면 국민이라도 똑똑해져야 하지 않겠는가? 일본해 표기로 일본 편을 드는 미국을 보며 과연 우리의 갈 길은 어디인가를 이 땅의 국민들은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