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기행]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박물관 기행]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 한국박물관연구소
  • 승인 2011.09.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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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별이 노래하는 도시서민의 삶과 추억

달동네는 1980년 TV연속극〈달동네〉에서 유래되어 생겨난 단어다.

▲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높은 산자락에 있어 달이 잘 보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단어만 보면 왠지 여유와 낭만이 느껴지지만 못사는 서민들이 찾아들어 형성된 만큼 과거 우리 도시민들의 애환과 고단함이 묻어난다. 시대와 도시의 환경은 바뀌었어도 서민들의 삶은 지금에도 남아있어 노년과 중년에 있는 관람객들에게 야릇한 추억마저 주는 박물관이다.  

▲ 성냥갑 부업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중반 사이에 도심에서 쫓겨난 판자촌 주민들은 정부가 정한 지역에 임시 천막을 치고 살면서 방에 누우면 지붕마저 빠끔히 뚫려 밤하늘의 달과 별이 보일지경이었다. 이후 ‘달동네’는 불량노후주택이 모여 있는 산동네의 대명사가 되었다.

 달동네와 같은 ‘도시 저소득층의 집단 밀집 주거지’의 시초는 일제 강점기 ‘토막민촌’이라고 할 수 있다. 토막민촌은 일제의 수탈을 피해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올라온 이들이 주인 없는 산비탈이나 개천가에 허가 받지 않고 지은 것이다.

▲ 상가구역

이후 6.25전쟁과 산업화 등으로 오 갈 곳 없게 된 서민들은 산비탈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자리하면서 형성된 것이다. 좁고 비탈진 곳에 집을 짓다 보니 공간의 여유가 없는 반면 많은 기능을 담게 되었다. 더 나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궁리 하면서 자기만의 공간을 창조해 냈다. 지금은 재개발, 환경개선, 뉴타운 등의 명목으로 고층아파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달동네는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현대사의 한 편린이다.

  최근 박물관이 다원화 특성화되면서 특수박물관의 테마로 당당히 자리 잡게 되었다. 2005년 10월 25일에 문을 연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은 수도국산(山, 만수산 또는 송림산이라고도 불림)이라고 불리는 산 아래 형성된 달동네를 테마로 하는 박물관으로 재개발, 도시환경개선 등으로 이제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는 달동네 서민들의 애환을 담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것을 테마로도 박물관이 되는구나. 하는 것을 잘 보여주는 근대역사박물관으로 도시생활의 고단함과 도시서민들의 삶과 추억을 보여준다.

▲ 대지이발관

 박물관의 전시는 이러한 풍경을 잘 재현해놓았다. 먼저, ‘수도국산 달동네란?’ 의 주제의 코너에는 60-70년대 달동네의 풍경사진과 함께 터치스크린으로 된 당시의 영상물을 통해 당시에 달동네에서 생활했던 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한, 달동네상점은 당시 동네 입구에 있는 상점을 잘 재현한 공간으로 폐지수집가, 연탄가게, 솜틀집, 이발관을 실감나게 볼 수 있는 타임머신과도 같은 곳으로 추억이 잘 정립된 저금통장과 같은 퍽이나 인상적이다.

  다음으로는 ‘여럿이 사용한 공간’으로 공동화장실, 부업장면, 야학당 등 공동시설을 중심으로 넉넉하지 못했던 공간의 여유와 질 긴 삶의 열정을 잘 보여준다. ‘달동네 생활상 엿보기’ 코너는 가옥 네 채를 전시와 체험공간으로 구성해 당시 생활을 직접 느껴보게 구성했으며, ‘달동네 삶의 편린들’(기획공간)에서는 기존 박물관의 가장 보편적인 전시형태를 띄고 있는데, 재활용품과 시대별 생활사유물의 변천사를 잘 볼 수 있다. 

▲ 공동수도

 끝으로 ‘수도국산 달동네 기념공간’은 관람객을 위한 일종의 편의시설로 여기에는 만화가게, 기념스탬프 코너, 기념품판매소, 달동네소극장이 있다. 박물관에서는 물지게체험, 옛날교복입어보기, 연탄아궁이체험, 뱀 주사위 놀이, 온돌체험 등의 체험활동도 할 수 있다.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은 기성세대가 자연스럽게 해설사가 되어 모처럼 자녀들 앞에서 어깨를 펼 수 있어 좋다.

위치: 인천광역시 남구 솔빛로 51번지(송현동 163) (032)770-6131

한국박물관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