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외규장각 의궤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외규장각 의궤특별전
  • 박희진 객원기자
  • 승인 2011.09.1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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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우리문화재 제대로 보는 방법 ;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儀軌)’

[서울문화투데이 박희진 객원기자]1866년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가 지난 4월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145년 만에 돌아온 의궤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를 통해 지난 7월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됐고, 생생한 우리 역사를 보고자 전시실을 찾은 관람객은 10만 명이 넘었다. 연일 붐비는 관람객 주류는 학생들이다. 개학을 맞이한 아이들이 역사 속 현장체험으로 박물관 전시실을 찾은 것이다.

▲ 외규장각 의궤
 삼삼오오 둥근 원을 그려 앉아서는 선생님이 설명하는 조선왕조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 전시실을 한 바퀴 둘러보고, 유리벽 너머 의궤 속 그림들이 신기한지 한 참을 지켜보고 서있다. 전시실을 나와 벽면에 꽂혀있는 전시설명문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질문을 던진다.  “선생님! 외규장각 도서가 의궤예요?” 전시를 통해 문화재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유물에 담긴 의미와 역사를 찾기엔 도움이 필요하다. 한문이 생활화 돼 있지 않은 지금 우리들에게 한자어를 해석해 유물의 쓰임을 이해하기엔 어렵기만 하다. 모든 전시를 이해하는 데엔 기본적인 절차가 있다.

 첫째는 전시의미를 찾는 것, 둘째는 대상을 알아가는 것, 셋째는 본 것을 기록하고 기억 하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이번 특별전시도 마찬가지이다. ‘의궤’가 어떻게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지, ‘의궤’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게 유도하고 전시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을 물음표로 던져 제시해 주는 것이 전시감상 포인트다.

 외규장각 의궤 전시는, 5년마다 계약해야 하는 임대방식으로 반환된 우리 문화재를 대상으로 기획됐다. 우리 것임에도 상설전시가 불가능함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의궤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리고 약탈당한 우리 문화재 반환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시는 그 틈에 대중을 동요하게 하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했고, 그 귀한 유물을 두 눈으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것이 바로 이 전시의 가장 큰 의미가 된다.

 다음은 의궤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절차이다. 의궤(儀軌)는 조선시대 왕실행사를 준비과정부터 의례절차까지 상세히 기록해 놓은 책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조선 왕실의 행사 보고서’라고 볼 수 있다.

 글과 그림으로 자세히 기록해 하나씩 들여다보면 생생한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전시는 총 6개로 구성돼 1부부터 6부까지 외규장각 의궤 내용을 세분화했다. 게다가 국왕이 보기위해 만든 어람용(御覽用)의궤와 보관용으로 만든 분상용(分上用)의궤가 모두 전시됐다. 의궤에 쓰인 글의 내용이 무엇인지, 그것이 역사연구에 어떤 도움이 되는 지 질문해보자.

 그림에 색채와 형태들이 어떻게 표현됐는지도 가까이서 관찰해보자. 최상품 종이와 비단, 안료로 만들어내 1권뿐인 어람용 의궤의 가치를 직접 육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아닐까 싶다.

 빼앗긴 우리 문화재를 일단 돌려받기는 했지만, 빌려왔다는 사실이 해외 문화재 환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어렵게 돌아온 문화재인 만큼 전시를 통해 국가차원에 적극적인 전 국민 참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단지 아쉬운 것은, 생생한 역사현장에서 좀 더 똑똑하게 문화재를 활용해 교육적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우리 문화재 반환에만 목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보존을 위한 근본적은 문화재교육에도 힘써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전시를 바라보는 우리 아이들이 흥미로운 교육으로 문화재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