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현대무용의 진수 '파지나 비앙카'
벨기에 현대무용의 진수 '파지나 비앙카'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1.10.10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극장, 한-벨기에 수교 110주년 기념 공연

 국립극장(임연철 극장장)은 2011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해외초청 마지막 작품으로 벨기에 쁠라스 극장의 현대무용작품 '파지나 비앙카(Pagina Bianca)'를 오는 10월 21일(금)부터 22일(토)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다니엘라 루카

 이 작품은 네 명의 안무가가 만든 네 개의 작품을 한 명의 무용수가 잇달아 한 무대에서 보여주는 독특한 형식으로, 무용수 ‘다니엘라 루카(Daniela Lucà)’의 다양한 변신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2010년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올린 이래, 2011-12년 벨기에 쁠라스극장의 레퍼토리공연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2011년 한-벨기에 수교 110주년을 기념하여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립극장에서 공연된다.

 첫 번째 작품 <연결을 소리 내다(Klanglink)>는 아일랜드 출신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아내 ‘노라 바나클’을 뮤즈로 해 만든 작품이다. 노라는 조이스의 아내이면서 동시에 그의 뮤즈로서, 그의 소설에 나오는 모든 여주인공의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노라의 자유분방한 감수성은 조이스의 작품 활동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그 결과 조이스는 수수께끼 같은 소설 “율리시즈”와 “피네간의 경야”에서 짜임새 없는 문장구조와 마침표 생략 등의 문학적 특징으로 표현되어 있다. 실로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즈”와 “피네간의 경야”는 문학이 가능한 모든 기법과 문체의 실험장이라 할 만큼 어렵고 깊은 책으로 유명하다. 자유를 고취시키는 여성 노라. 세상에 대한 노라의 확신과 즐거움, 통찰력이 무용수 ‘다니엘라 루카’의 신체언어를 통해 15분 동안 무대에서 펼쳐진다.

  두 번째 작품 <별의 시대(A hora da estrela)>는 브라질의 신화적인 가수 ‘마리아 베타니아’의 노랫말을  몸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마리아는 무려 40년간 브라질의 대중음악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가수로, 매우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그녀는 아주 어렸을 때 음악을 시작했으며, 힘들고 어려운 인생을 살아왔다. 그런 그녀에게 우러나오는 목소리는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다. ‘다니엘라 루카’ 라는 뛰어난 무용수와 전설적인 가수 ‘마리아 베타니아’. 두 예술가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순간을 포착, 무용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세 번째 작품 <당신이 한번도 그려본 적 없는 미소처럼 (Come il sorriso che non hai dipinto mai)>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모나리자 사이의 대화를 1인 춤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안무를 맡은 ‘피에트로 쥬피티’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를 주제로 작업을 해보자는 다니엘라의 제안에 예술가와 그에게 인간적으로 영감을 주는 뮤즈 간에 나타 날 수 있는 시적인 관계에 대해 작업을 시작했고,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모나리자의 인간적 관계에 대해 안무를 짰다. 모나리자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게 전하고자 했던 말을 떠올리며 그녀의 고통을 상상했고, 그녀의 고독을 춤으로 이끌어 낸 작품이다.

 마지막 작품 <부재 (Absentia)>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지만 그들에 의해 존재 자체가 흡수되어 버리는 뮤즈의 신비로운 존재감, 그리고 그 느낌에 대해 표현한 작품이다. 예술가가 뮤즈들에게 영감을 받아 그들을 흡수하는 시간 동안 펼쳐지는 강렬한 존재감과 불현듯 나타나는 부재의 느낌을 다니엘라의 실존적인 움직임을 통해 보여준다. 이 작품을 안무한 ‘꺄린느 퐁티에’는 무용수 ‘다니엘 루카’를 부재의 뮤즈로 선정, 그녀의 다채로운 신체적인 움직임을 통해 부재의 느낌을 묘사하고자 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