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불시착? 연착륙?
대한항공 불시착? 연착륙?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1.10.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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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조종사 사건 접한 시민들 우려감 표명

"승객들 태우고 ‘장군님’ 품으로?  조종사 신분인 그가 여러 승객들을 태운 항공기를 북한으로 몰고가는 돌발행동을 벌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자 아찔하기만 하다."(무교동 세시봉)

▲조종사 종북사건을 접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97년 8월 괌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추락사고 현장

 "대한항공의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조갑제)

"흑자기업 대한항공이 구조조정이라니, ㅠ.ㅠ 일자리 늘리기 위해 정부가 발벗고 뛰고 있는데 정부시책에 완전 역행하는 것 아닌가?"(대학생 sunhan)

"한진중공업 때문에 가슴이 답답한데 철저한 사상 검증이 필요한 국적기 조종사가 북한 선전에 앞장서다니...한진그룹에 무슨 일 있는 것 같네!!"(회사원 aksaksel)

현직 대한항공 조종사가 북한을 찬양하는 글을 올린 사건이 터지면서 인터넷이 뜨겁다. 대한항공 조종사인 김 모씨는 북한체제를 옹호하고 선전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항공기를 북한으로 몰고 가는 등 돌발행동을 할 수 있다고 판단, 대한항공 측에 "김씨가 항공기 운항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라"고 통보하고 김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서울중앙지검 공안 1부에 따르면 종북(從北) 사이트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로 모 항공사 현직 조종사인 김모(45)씨의 거주지를 압수수색해 북한체제 찬양에 관련한 문서 등을 확보했다. 특히 한국항공대 출신인 김씨가 지속적으로 북한체제를 옹호하고 선전하는 글을 올린 혐의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그동안 북한체제를 옹호하고 선전한 김씨가 항공기를 북한으로 몰고 가는 등 돌발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씨가 항공기 운항을 하지 못하도록 이 항공사에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도주 가능성을 우려해 김씨를 출국금지시키고, 대한항공 측에 "김씨가 항공기 운항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라"고 통보했다. 대한항공측도 극단적인 상황을 고려, 승객을 태우고 월북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운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김씨의 퇴사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서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답했다.
 
김씨가 운영하는 '자유에너지개발자그룹'(www.sicntoy.com)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사이트는 표면상으로는 완벽한 과학 관련 사이트로 위장돼 있다. 그러나 '자유토론'이라는 코너를 클릭하면 이적표현물이 무더기로 게시돼 있는 사이트로 이동한다. 이 사이트에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 '주체시대를 빛내시이며', '빨치산의 아들' 등 북한 관련 문건과 북한에서 제작된 동영상 등 60여건이 올라 있다.

사건을 접한 시민들과 관련업계는 충격과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이 모(32)씨는 "외국 관광객 수요가 몰려 일하느라 힘들지만 관광객이 많아지면 그만큼 경제사정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열심히 일해 왔는데 이번 사건을 접하니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업무상 해외출장이 잦은 회사원 윤인래(여 33세)씨는 "앞으로 비행기 탈 때 기장의 사상까지 조사하고 타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본의아니게 북한에 가는 일이 없도록 외국항공사를 이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진중공업 파업과 시위가 이어 지고 있는 가운데 같은 계열의 기업에서 이같은 문제가 연이어 터지자 한 기업 때문에 국가 신인도가 떨어지고, 관광객들의 감소로 인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