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의 풀꽃, 세밀한 예술로 피어나다'
'청계천의 풀꽃, 세밀한 예술로 피어나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1.10.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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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해설프로그램과 세밀화 그려보는 체험 코너도 마련

곰취의 솜털, 각시붓꽃의 꽃잎... 청계천에 서식하는 식물을 마치 눈앞에서 바라보듯 잔뿌리와 꽃잎 하나하나까지 생생하게 그려낸 식물세밀화 전시회가 대규모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장효주의 '곰취'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문화관(관장 사종민)은 2011년 10월 29일부터 2012년 2월 5일(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청계천의 풀꽃, 예술로 피어나다' 식물 세밀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박물관에서 식물세밀화를 주제로 열리는 최초의 전시로 청계천의 풀꽃과 평소 접하기 힘든 희귀식물이 정교하고 아름다운 식물세밀화 44점으로 재탄생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식물세밀화는 아직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예술영역이다. 그동안 식물세밀화 전시는 소수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수목원 등에서 이루어졌는데, 대규모 박물관에서 대중 혹은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전시가 개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는 자연생태 하천으로서의 청계천을 대중에게 새롭게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청계천의 풀꽃을 기존의 영상, 사진, 표본으로서가 아니라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예술로 표현한 식물세밀화로써 청계천 자연생태의 보존과 보호가 중요함을 대중에게 환기시키고, 청계천 풀꽃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다.

사진으로도 나타내기 어려운 식물체의 각 부분을 묘사해 식물의 특징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세밀화 작품들을 통해 청계천의 자연생태와 자연을 정확히 기록하고 생태 보전에 앞장서는 식물세밀화의 예술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지연의 '각시붓꽃'

작품 전시 외에도 이와 연계된 특별강연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으로, 평소 쉽게 지나치기 쉬운 풀꽃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전시는 2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전시실에서는 청계천의 식물 생태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청계천에 서식하는 식물을 그린 세밀화 33점과 다채로운 이국식물을 그린 세밀화 10점, 식물을 채집하여 눌러 만든 건조표본 등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친숙히 알고 있는 ▴붓꽃 ▴쑥부쟁이 ▴쇠뜨기 등 청계천에 서식하고 있는 식물에서부터 ▴남빛양귀비 ▴라넌큘러스 ▴리시안셔스 등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희귀식물에 이르기까지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하고 아울러 식물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 있다.

2전시실은 청계천의 식물생태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게 꾸며져 있다. 식물세밀화의 작업도구 및 제작과정을 볼 수 있는 영상물과 청계천의 다양한 식물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키오스크가 마련되어 있어 키오스크 화면을 터치하면 원하는 식물의 정보를 검색해 볼 수 있다.

청계천은 2005년 10월 복원되어 생태적 공간이 부족했던 서울 도심 한복판에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공간을 창출해 청계천을 찾는 시민들에게 문화와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청계천 서식 식물에 대한 2010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복원 이후 5년이 지난 현재 청계천에는 91과 510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중 국화과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습지원의 조성과 식재종의 증가로 인해 백합과와 붓꽃과의 출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구순원의 '반다'

2007년 이후에는 다년생 초본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청계천의 생태환경이 안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계천의 풀꽃은 철새들의 먹이원과 어류의 서식공간을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07년에 출현해 산림청 보호식물로 지정된 쥐방울덩굴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생물종 다양성 증진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다.

또 관람객이 직접 식물세밀화 활동지에 따라 관찰일지를 작성하고 식물세밀화도 그려보며, 이를 즉석에서 전시하는 체험코너를 마련해 관람자들이 직접 식물을 관찰하고 그려봄으로써 평소 쉽게 지나치기 쉬운 풀꽃과 식물세밀화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했다. 전시 기간 중 관람객이 그린 작품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에서 또 다르게 주목할 만 한 점은 특별전과 연계된 풍성한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전시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자 이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식물화의 역사: 식물화의 유래와 발전, 현대에 이르기까지'와 '청계천 식물생태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11월 10일)이 열린다. 체험실습 교육으로는 어린이 대상 '세밀화 그리기'와 성인 및 가족 대상의 '접시에 그리는 청계천, 꽃'이 준비되어 있어 전시관람과 더불어 교육프로그램의 참여를 통해 보다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단체 예약 프로그램인 “큐레이터와 함께 하는 전시체험”에서는 세밀화의 역사와 현대 세밀화의 역할, 예술적 특징, 청계천의 자연생태 등 전시내용에 관한 보다 깊이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