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비장애 소통을 위한 전시, 공연 줄이어
장애-비장애 소통을 위한 전시, 공연 줄이어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1.11.15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각으로 만나는 만화전시, 나눔과 소통의 미학전 등 다양

'빼빼로데이'에 묻혔지만 지난 11일은 지체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들이 세상을 향해 당당히 일어선다는 의미에서 숫자 1이 가장 많이 들어간 날을 특정해 지체장애인의 날을 정한만큼 11월에는 장애인들이 자신을 능력을 펼쳐 일반에 내놓고, 상호간 소통하는 전시와 공연들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만화전시회가 30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정은향의 카툰작품.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이달 15일부터 30일까지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으로 만나는 만화전시 <감각의 확대, 관계의 확장展>을 개최한다.

만화라는 장르는 시각장애인들에게는 가장 즐기기 힘든 문화 장르 중 하나이다. 이러한 장벽을 조금이나마 허물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장애와 비장애가 서로 함께 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국내 유명 만화작가들의 원화를 재해석,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부조 · 반부조 · 입체 · 팝업북 등으로 만든 작품들을 전시해 촉각만으로도 이야기를 따라가며 만화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강일구의 <동반자>, 정은향의 <악어 앙크의 짝사랑>, 신명환의 <눈사람의 꿈>, 이향우의 <Headstory>, 이아미의 <도시엔 고래가 산다>, 김영석의 <동글이와 세모, 네모 “닮았어”>가 전시된다. 많은 매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권윤주 작가의 <Snowcat의 혼자놀기>도 아기자기한 오브제로 재현된다. 또한 애니메이션 <로봇찌빠>를 기존 오리지널에는 없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지원 작업과 4D 효과를 추가하여 청각만으로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시도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장애를 가지지 않은 정안(正眼)인들에게 시각장애인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보건복지부 따스아리의 인기 웹툰 <안녕, 딱공>도 처음으로 오프라인 전시된다. 귀여운 10살 시각장애인 소녀 딱공이의 자충우돌 재미난 이야기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시장애인들이 점토의 일종인 클레이를 활용해 얼굴을 만들거나 동판을 도구를 긁어 자신의 얼굴을 캐리커처로 제작한 작품들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 참가한 부천 해밀도서관의 성인 시각장애인들과 대구 광명학교의 시각장애인 어린이들은 이 전시를 위해 4회차에 걸쳐 전문 만화가들로부터 만화 수업을 받고 실습도 했다.

서울 노원구청에서는 14일부터 25일까지 장애인 미술전인 <제 4회 나눔과 소통의 미학전>이 열린다.

노원구장애인미술전은 노원구 지역 장애인 미술작가들의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예술 작품의 전시를 통해 장애인과 지역사회주민 간의 문화적 공감 형성과 소통의 장을 넓히기 위해 개최되고 있다.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소속 장애인미술동호회 ‘미예찬’ 회원들을 비롯해 노원구 지역에서 활동하는 장애인미술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번 4회 미술전은 지체 및 지적장애인 작가들의 서예 및 동양화를 비롯해 서양화와 도자기 등 약 70점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미술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작품 참여 작가가 직접 미술전 개회식을 진행하고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등 장애인이 적극적으로 관람객에게 다가가는 전시회롤 기획했다. .

장애인문화예술극단 휠이 11월10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마포구 성미산 마을 극장에서 <돈 끼호테를 위하여>를 공연한다.

10년 전 설립된 극단(단장 송정아) 휠은 장애인들로만 이루어진 극단으로 단원들은 지체장애부터 뇌병변장애, 하반신장애 등 일상적인 생활조차 어려워보이는 장애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정도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2009년 2월부터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극단 휠은 지난 10년 간 자신들이 겪었던 현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10년 동안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간직한 채 연극을 하면서 겪었던 장애인의 좌절과 환희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번 작품 <돈 끼호테를 위하여>는 지난 8월 서울 홍대 인근에서 열린 '2011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 참가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장애인문화공간은 오는 18일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에서 2011 장애인 미디어아트공연<제목없는 여행>을 선보인다. 장애인들이 직접 무대에 서서 자신들의 고충을 노래와 몸짓으로 풀어낸다. 단순히 연극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상을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평생을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살았던 소심, 딸의 등록금 마련을 위해 취업 전선에 나선 엄마, 젊음을 장애인운동에 쏟아 부었지만 문득 삶의 회의가 드는 요셉, 형편이 어려운 자식을 위해 요양시설에서 노년을 보내려 하지만 수급권 탈락으로 고민하는 규성 등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을 요정이 찾아가는 형식으로 담았다.

노들음악대와 장애인극단 판, 장애인노래패 시선, 몸짓패 바람, 중증장애인 현장 글쓰기 모임 글텍, 김호철, 이혜규, 장호경, 최순화 등이 참석해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관람료는 무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