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회화 작품과 무성영화도 문화재 등록 추진
근대 회화 작품과 무성영화도 문화재 등록 추진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1.12.0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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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식 '백악춘효', 고희동 '부채를 든 자화상' 등 등록 예고

문화재청(청장 김 찬)은 우리나라 근대시기 미술사와 예술적으로 가치 있는 유물 중 안중식의 '백악춘효', 채용신의 '운낭자상', 고희동의 '부채를 든 자화상' 등 근대회화 유물 3건과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 원본 필름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

▲고희동 작 '부채를 든 자화상'

'백악춘효(白岳春曉)'는 심전 안중식(安中植, 1861~1919)이 1915년에 백악과 경복궁을 그린 작품으로, 여름본과 가을본 두 점이 전해진다. 조선왕조 말기 대표적인 화가이면서 이상범, 노수현, 변관식 등 근대 산수화가들을 길러낸 안중식의 실경산수로서, 봉건적 요소와 서구적 안목이 작용한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안중식 작 '백악춘효'

'운낭자상(雲娘子像)'은 석지 채용신(蔡龍臣, 1850~1941)이 1914년에 의기(義妓) 최연홍(崔蓮紅,1785~1846)을 주인공으로 그린 그림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엄마와 아기'를 주제로 그린 근대기 회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미술사적 가치가 있다.

▲채용신 작 '운낭자상'(자료제공:문화재청)

'부채를 든 자화상'은 춘곡 고희동(高羲東, 1886~1965)이 1915년 여름날 부채질로 더위를 식히며 앉아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가 그린 작품으로서, 인상주의 화풍을 수용한 1910년대 미술가의 정체성을 읽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화 작품이다.

또한, 안종화 감독이 1934년 제작한 흑백 무성영화인 '청춘의 십자로'도 함께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 농촌 출신 젊은이들이 서울에 올라와 도시에서 겪는 소비문화, 부적절한 남녀간의 관계, 향락적인 일상 등 삶의 단면을 그린 영화로, 국내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원본 필름이다. 이 필름은 1933~1934년경의 서울의 도시 모습, 생활사에 관한 희귀 정보를 담고 있는 사료이다. 특히 이 영화의 여주인공 신일선(1907~1990)은 나운규의 '아리랑'의 주연배우로 알려져 있는 배우였으나, 이 영화를 통해 그녀의 연기 스타일과 존재감도 알 수 있다.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 중 한 장면

이번에 등록 예고되는 유물은 30일간의 예고기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근대기의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을 적극 발굴해 문화재로 등록함으로써 전문가가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