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수궁가' 거북 등 타고 독일 입성!
국립창극단 '수궁가' 거북 등 타고 독일 입성!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1.12.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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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수궁가, 오페라 본고장 유럽무대서 데뷔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영대)과 세계적인 오페라연출가 아힘 프라이어(Achim Freyer)가 공동제작한 판소리 오페라 '수궁가(Mr. Rabbit and the Dragon King)'가 2011년 12월 21일(수)~12월 23일(금) 독일 부퍼탈 극장 오페라하우스(Opernhaus, Wuppertaler Bühnen)에서 독일관객들을 만난다.

▲소리와 그림, 그리고 문학이 합일된 예술의 향연, '수궁가(Mr. Rabbit and the Dragon King)'

'수궁가'는 지난 9월 8일~11일 국립극장에서 진행된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초연돼 4회 공연이 전석 매진되었으며, 판소리의 새로운 발견으로 관객과 평단 양쪽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수궁가(Mr. Rabbit and the Dragon King)'에서 연출·무대·의상·조명디자인을 맡은 아힘 프라이어(Achim Freyer)는 판소리의 세계적인 보편성을 발견하고 판소리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세계의 관객들에게 어필하고자 노력했다.

이번 독일 공연은 바로 그러한 아힘 프라이어의 연출의도와 판소리 현대화를 추구해온 국립창극단이 해외무대에서 평가받는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백남준 플럭서스 운동의 진원지, 예술 도시 부퍼탈에서 '수궁가'를 만나다

독일의 부퍼탈(Wuppertal)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지역이지만, 유럽에서는 가장 예술적인 도시 중 한 곳으로 전설적인 무용가 피나바우쉬의 무대이자, 백남준이 미술 사상 최초로 비디오전시를 개최한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유럽의 극장은 일반적으로 2~3년 전에 한해의 대관일정이 확정되는데, 올해 한국의 수궁가를 올리기 위해 본래 예정돼 있던 공연을 계약 취소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예술적인 자긍심이 높은 부퍼탈 극장에서 예정된 공연을 취소하면서까지 낯선 한국의 판소리공연을 추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힘 프라이어는 첫 아시아 활동 무대로 국립창극단 '수궁가(Mr. Rabbit and the Dragon King)' 제작에 전념 중이다. 그는 뉴욕타임즈로부터 '현역으로 활동중인 오페라 연출가 중 가장 뛰어난 연출가'란 극찬을 받으며 추상표현주의 작가로서 수많은 작품을 연출해왔다.

이에는 물론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의 명성이 한몫했겠지만, 작품 본연에 대한 높은 신뢰와 평가도 영향을 끼쳤다.

부퍼탈 현지에서의 반응도 벌써부터 뜨겁다.

독일국영방송 WDR TV는 녹화예약을 마쳤으며, 주요도시의 극장장과 관계자들이 '수궁가(Mr. Rabbit and the Dragon King)'를 참관하고 유치하기 위해 부퍼탈로 몰려들고 있다.

현재 수궁가 관람예약을 마친 극장만 해도 함부르크극장(Kampnagel Hamburg), 만하임국립극장(Nationaltheater Mannheim), 귀터슬로극장(Theater Gütersloh), 바젤극장(Theater Basel), 도르트문트극장(Theater Dortmund), 프랑크푸르트오페라극장(Oper Frankfurt) 등 10여 군데에 달한다.

'수궁가(Mr. Rabbit and the Dragon King)'는 절제된 양식과 그림으로 무대를 표현했다.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연기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다. 작품은 육지세계와 바다세계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이는 극을 전개하는 핵심배경이다. 바다 세계는 일종의 군주국(monarchy)으로 그려지며, 강력한 왕권제 속에서 신하들은 집단주의적이고, 수동적이고, 위계질서가 분명하다. 이들의 모습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물들을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