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종이 잡아먹는 ‘책 띠지’ NO!
애꿎은 종이 잡아먹는 ‘책 띠지’ NO!
  • 최경호(일간문예뉴스 ‘문학in’ 취재부장)
  • 승인 2011.12.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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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86.7% ‘책 띠지 필요 없다’…‘요란한 화장 같은 것’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다 보면 대부분 책 띠지란 게 있다. 책 띠지는 그 책을 다시 한번 홍보하고 눈에 띠게 하기 위해 출판사에서 일부러 비싼 돈을 들여 만드는 귀걸이나 반지, 팔찌 같은 장식품이다. 책 표지가 있는데 굳이 책 띠지가 과연 필요할까. 대답은 ‘YES’가 아니라 ‘NO’다.
독자 10명 가운데 8명이 책 홍보용으로 표지에 두르는 띠지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독자뿐만이 아니다. 출판사를 꾸리는 대표나 문학인들도 책 띠지를 만드는 것에 대해 쓸데없는 종이낭비라고 여기고 있다.
출판계 한 관계자는 “그렇찮아도 자꾸 오르는 종이값 때문에 책 한 권 만드는 경비가 만만찮은데, 출판사들이 너도나도 책 띠지를 만드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책 한 권 만드는 데 드는 나무를 생각한다면 책 띠지는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없애야 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문학계 한 관계자도 “책 띠지 때문에 책꽂이에 책을 꽂을 때나 그 책을 다시 읽기 위해 책꽂이에서 빼낼 때 책 띠지가 걸려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며 “책을 홍보하기 위해 책 띠지를 만들어 독자들 눈에 더 잘 띠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 노력을 책 표지에 더 쏟는 게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훨씬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출판 잡지 ‘월간 라이브러리&리브로’ 12월호는 “시민 7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6.7%는 띠지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띠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13.3%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 잡지가 책 띠지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독자에게 묻는 물음에서도 ‘즉각 버린다’는 답이 39.1%를 차지했다. 그 다음이 ‘보관하다가 찢어지면 버린다’ 13%, ‘잃어버린다’ 7%로 책띠지 활용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띠지를 ‘책에 둘러 보관한다’는 응답은 23%, ‘접어서 책갈피로 쓴다’는 14%였다.
도서출판 유비 박용수 대표는 리브로에 실린 글에서 “(띠지는) 요란한 화장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비용과 환경 측면에서 너무 큰 지출”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