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태풍’ 지구촌 곳곳 휩쓸다
‘한국문학태풍’ 지구촌 곳곳 휩쓸다
  • 최경호(일간문예뉴스 ‘문학in’ 취재부장)
  • 승인 2012.01.05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1 문학매듭] ‘도가니’ ‘두근두근...’ ‘7년의...’ ‘채홍’ 등 돋보여

2011년 토끼해가 서서히 저물고 2012년 용해가 밝았다. 올해는 특히 60년 만에 한번 돌아온다는 흑룡해라 해서 사람들 기대가 꽤 큰 모양이다. 동양에서 오행사상으로 뿌리 내린 용 다섯 마리는 흑룡, 백룡, 황룡, 청룡, 적룡으로 그 가운데 흑룡은 어둠을 다스리는 상서로운 영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은 슬픔과 기쁨이 엇갈렸다. 우리 시대 탁월한 작가 박완서 선생이 새해 들머리에 이 세상을 떠났고, 한국문단 큰 어른이라 불리는 시인 김규동 선생이 가을에 이 세상을 떠나 문단에 큰 빈 자리가 생기는 슬픔을 삭여야 했다. 기쁜 일은 작가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은 물론 지구촌 곳곳을 휩쓸었다는 점이다.

▲ 신경숙 作 '엄마를 부탁해'

지난 한 해 한국문학은 시보다 소설에서 더욱 돋보였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 작가 신경숙이 펴낸 <엄마를 부탁해>(2008년)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만 베스트셀러가 된 게 아니다. 미국 대륙으로도 건너가 미국 곳곳에도 새로운 ‘한국문학 너울’을 일으키면서 지구촌 곳곳에 ‘한국문학태풍’을 일으켰다.

지구촌 곳곳에 ‘엄마 신드롬’을 일으킨 이 책은 해외진출에 힘입어 올해에만 40만 부 가까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 다음으로 회오리바람을 많이 일으킨 작품은 작가 공지영이 펴낸 <도가니>(2009년)이다. 이 책은 지난 9월 영화 개봉으로 우리 사회에 새로운 ‘장애인 신드롬’까지 낳으며 40만 부가 넘게 팔렸다.

문제는 이 두 책이 모두 올해 새롭게 나온 책이 아니라는 점이긴 하지만 <엄마를 부탁해>가 올해 이룬 ‘한국문학’ 지구촌 진출과 <도가니>가 장애인 문제를 우리 사회에 널리 알린 일은 우리 문학을 한층 더 빛나게 한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소설가로는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을 펴낸 작가 김애란과 <7년의 밤>을 펴낸 작가 정유정이 돋보였다. 중견작가로는 장편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김별아가 펴낸 <채홍>이다.김별아 장편소설 <채홍>은 지난 9월부터 인터넷서점 ‘인터파크’에 약 3개월 동안 연재한 작품이다. 작가 김별아는 이 소설 뿌리를 <세종실록>에 있는 기록 한 줄에서 뽑아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지독한 ‘동성애’ 이야기로 거듭나게 만들어 독자들 눈길을 끌게 했다.  

▲ 김애란 作 '두근두근 내인생'

 시에서는 원로시인 고은이 펴낸 첫 사랑시집 <상화 시편>과 <내 변방은 어디 갔나>, 시인 도종환 열 번째 시집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 송기원 신작시집 <저녁>, 강은교 신작시집 <네가 떠난 후에 너를 얻었다>, 유안진 신작시집 <둥근 세모꼴>, 신달자 신작시집 <종이>, 독일에서 살고 있는 허수경 신작시집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등이 돋보였다.

2011년 한국문학에서 가장 큰 사건은 ‘희망버스’를 기획한 시인 송경동이 구속되어 지금도 차디찬 감방에 있다는 사실이다. 시인 송경동은 감옥에 있으면서도 산문집 <꿈꾸는 자는 잡혀간다>를 통해 우리 사회 모순을 거칠게 꼬집었다. 이 사건은 한국작가회의뿐만 아니라 여러 진보정당과 시민단체에서 성명을 내고, 시인 석방을 위한 촛불문화제까지 열릴 정도로 파장이 크게 일었고, 지금도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