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아쉬운 ‘2011공예트렌드페어’, 전통의 맥을 이어야…
[전시리뷰] 아쉬운 ‘2011공예트렌드페어’, 전통의 맥을 이어야…
  • 박희진 객원기자(과천시설관리공단)
  • 승인 2012.01.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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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객원기자

지난 12월 14일과 15일 양일동안 큰 축제가 열렸다. 14일에는 ‘2011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개막했고, 15일에는 ‘2011 공예트렌드페어’가 막을 올렸다. 두 전시는 박람회 부스를 활용해 판매와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공통점이 있다. 매년 연말 중순이 되면 개막하는 이 두 전시는 볼거리가 풍성해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두 전시는 곳곳에 개성을 살린 예술작품들로 가득했다. 게다가 고가의 장식품이 아닌 실생활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똑똑한 제품들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월간DESIGN, 행복이가득한집, 력셔리, 스타일H, 맨즈헬스, 마이웨딩, 맘앤앙팡을 발행하는 기업 디자인하우스가 주최하는 디자인전문전시회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이번 전시는 화려한 미러볼을 시작으로 기능적이고 합리적인 아이템들로 구성돼 있었다. 12월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많은 제품들이 아기자기한 디스플레이로 화려한 무대를 만들었다. 대중들이 ‘디자인’을 알아가는 전시로 일상 속에서 재미있게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였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한 ‘공예트렌드페어’는 어땠을까. 공예인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전시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과 달리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단법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으로 열렸다. 국내 공예전문 전시회를 대표하는 ‘공예트렌드페어’는 매년 수공예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공예작품들을 소개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공예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왔다. 인기스타의 공예작품을 소개하거나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함에 따라 더 많은 대중들에게 공예를 소개하고 그 활용영역을 넓혀가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공예전시는 여전히 쉽지 않다. 우리나라 공예산업에 치유하기 힘든 고질병인 방향성에 대한 혼란이 전시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예트렌드페어’는 전통공예 분야에 있어 장인들의 작품이 적게 전시됨에 따라 그 존재감이 없었고, 공예라는 영역에서 맥을 이어가야 할 전통공예 산업에 대한 활용방안들이 커다란 과제로 남았었다. 정작 ‘한국스타일박람회’에 ‘공공디자인엑스포’와 통합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전통공예의 맥을 이어가는 무형문화재의 공예기술들은 소개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었다. 당시, 현대 디자인과 공예 융합에 있어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공예산업이 전통기술을 간직한 무형문화재와 함께 가야함에 대해선 무관심함을 드러냈었다.

올해는 어땠을까. 전시는 위트 있고 흥미로웠다. 젊은 작가들의 창의적인 작품들과 전통적인 소재를 활용한 장식기법이 소개됐고, 장인들의 공예작품들도 선보여 화려하고 정교한 공예품들에 대해 놀랍다는 감상평이 따랐다. 공예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이들도 부대행사에 참여하며 공예품 옥션에 대해서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특별했다. 크게 변화된 기획은 없다고 본다. 단, 참여부스에서의 연출방법이나 제작기법 등이 전통공예를 소개하면서 관람객들도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공예인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본다. 작업에 한계를 느끼고, 생계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의 끝을 보기위한 간절함이 대중들 입맛에 맞아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전시는 더 이상 전통에 대한 전승과 보존에 대해 공예인들의 어깨를 무겁게 해서만은 안 될 것이다. 공예는 ‘디자인’영역과 분명히 부스의 성격이 달라야 한다. 공예의 동시대와의 소통에 있어 디자인은 어느 한 영역에 포함된다. 그것이 전시의 메인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 전문 공예 전시답게 우리가 가져가야 할 과제들을 최대 활용해서 대중들에게 널리 홍보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우리공예의 뿌리를 소개함으로서 공예만의 매력을 더욱 깊이 살려내는 계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