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자로 읽는 문학 ‘트위터러처’는 뭐지?
140자로 읽는 문학 ‘트위터러처’는 뭐지?
  • 유시연(문학in 편집총주간)
  • 승인 2012.01.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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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기형도, 김선우 ‘문학 봇’... 팔로어에게 작품 자동 발송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을 재빠르게 바꾸고 있다. 가장 뒤늦게 가장 천천히 바뀔 것만 같았던 문학도 예외는 아니다. 140자로 즐기는 문학 ‘트위터러처’가 나왔기 때문이다. 트위터러처(twitter+literature)는 트위터로 문학작품을 즐긴다는 뜻이다. 이른 바 문학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날개’를 단 셈이다.

▲ 트위터의 기형도봇. https://twitter.com/KiHyungDo_Bot 으로 접속하면 볼 수 있다.

트위터러처를 대표하는 것은 ‘문학 봇(bot)’이다. 봇(bot)이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글을 특정시간에 자동으로 등록하는 기능을 말한다. ‘문학 봇’은 이런 봇 기능을 활용해 특정 문학작품을 팔로어에게 자동으로 보내는 트위터다. 요즈음 팔로어 1만 명이 넘는 트위터가 생길 정도로 문학 봇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트위터는 한 번 글을 올릴 때 140자 이내로 적어야 하는 단문 서비스인 까닭에 문학 봇에서는 짧은 시를 많이 다루고 있다. 고(故) 기형도 시인이 쓴 작품이 올라오는 기형도 봇(@KiHyungDo_Bot)은 시간마다 기 시인이 쓴 대표작이 오른다.

문학 봇은 백석 봇(@paikseok), 이육사 봇(@LeeYuksa) 등에서부터 최승자 봇(@choeseungja), 김선우 봇(@kimsunwoo_bot) 등에 이어 괴테 봇(@GoetheBot_kr) 등 외국 시인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다.

시인 봇은 2000명이 넘는 많은 팔로어를 지니고 있다. 문학장르별로 특화된 ‘장르 봇’에서는 시, 소설 등 문학장르별로 작품을 골라 그 일부를 자동으로 보낸다. 이 봇에서는 시 한 대목이나 소설 속 명문장 등이 주로 올라온다. 시 봇(@poeme_bot), 현대시봇(@poetrybot_kr), 장르소설 봇(@GenreFictionBot), 소설 봇(@fiction_bot), 한시 봇(@poetry_hanja) 등이 대표적인 장르 봇이다.

SNS는 작가들 창작공간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팔로어(110만 명)가 있는 소설가 이외수는 요즘 스스로 트위터에 올린 글을 다듬어 산문집 <절대강자>를 펴내기도 했다. 소설가 은희경(@silverytale), 정이현(@yihyunchung), 시인 이병률(@kooning11) 등도 문학단상을 트위터에 올린다. 이는 문학이 지닌 아날로그 감성을 SNS가 지닌 디지털 기술이 포옹한 모습이다.

봇(bot)이란 특정한 시간에 글을 팔로어에게 자동으로 보내는 트위터가 지닌 기능이다. 봇은 자동인형을 뜻하는 로봇(robot)에서 따왔다. 이 기능은 트윗봇(http://twittbot.net) 사이트를 이용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