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박물관, 입춘관람객에 '용의 기백' 선사
민속박물관, 입춘관람객에 '용의 기백' 선사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2.01.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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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을 맞아 '보름달만큼 큰 복 한아름'행사 개최

국립민속박물관은 임진년 입춘(2월 4일)과 대보름(2월 6일)을 맞아 오는 2월 1일부터 5일까지, "입춘에는 용의 기백을, 정월대보름에는 보름달만큼 큰 복 한아름" 세시행사를 개최한다.

박물관 측은 올해는 총 8개 주제, 15개 프로그램을 통해 내외국민, 남녀노소가 어울려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민속 체험행사와 공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입춘과 정월대보름을 맞아 '기지시줄다리기 놀이'를 제공한다. 평소 접하기 힘든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

◆입춘의 의미와 세시행사

입춘(立春)은 말 그대로 봄의 시작이자, 봄을 맞이하는 날이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315도일 때로, 이때부터 봄이 시작된다. 24절기 중 첫 절기로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다. 보통 양력으로는 2월 4일경에 음력으로는 정월에 해당된다. 올해는 양력으로 정확히 2월 4일이고 음력으로는 1월 13일이다.

입춘에는 새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고, 경사스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여러 세시풍속이 전해지는데, 특히 각 가정에서는 입춘이 되면 대문이나 문설주에 입춘첩(立春帖)을 붙인다. 입춘첩을 "입춘축(立春祝), 입춘방(立春榜), 춘축(春祝)"이라고도 하며, 일반적으로 한지를 두 장 마련하여 기복(祈福)과 벽사(辟邪)의 의미를 지닌 글귀를 쓴다. 이 외에도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 '용(龍)'자와 '호(虎)'자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한다. 

박물관은 올해는 용의 해를 맞이하여 특별한 입춘첩 나누기 행사를 마련했다.

입춘첩으로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은 물론, 용을 통해 복을 부르는 '용수오복(龍輸五福), 호축삼재(虎逐三災)'와 '용(龍), 호(虎)'도 함께 나눠준다. 이는 용을 통해 오복을 들여오고 호랑이를 통해 한 해의 재앙을 막으라는 의미다. 

입춘첩은 서울서예가협회의 저명한 서예가들이 참여해 관람객들에게 즉석에서 친필로 써서 무료로 나눠준다.

◆정월대보름의 의미

정월대보름은 음력으로 한 해의 열두 달 중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떴을 때 마을 공동체에서는 그 해의 풍요를 간절히 기원했다. 농사가 주 생업이었던 시대에 풍요를 기원하는 정월 대보름은 무척 중요한 날이었고, 그래서 '대보름'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정월대보름에는 마을공동체가 중심이 되는 행사가 진행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인 '북청사자놀음'을 공연장면. 극적인 요소가 풍부한 전통놀이다.

'동제, 달맞이, 달집태우기, 줄다리기, 별신굿, 지신밟기, 기세배, 기싸움, 쥐불놀이, 고싸움놀이, 차전놀이, 석전, 사자춤, 오광대놀이, 볏가리대 세우기'등 마을의 풍요를 기원하며 함께 즐기는 행사가 지역마다 다양하게 진행된다. 그 밖에도 '복토 훔치기, 용알뜨기, 다리밟기, 나무 아홉 짐 지기, 제웅치기, 액막이연 날리기, 더위팔기'등의 다양한 세시풍속이 전해진다.

특히 정월대보름은 절식이 풍부하다.

대보름날 아침에 찬 '귀밝이술'을 한 잔 마시는데, 귀가 밝아지고 좋은 소식만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대보름날 아침에 '부렴'을 깨물면 한 해 동안 무사태평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으며 이가 건강하다고 한다. 찰밥을 먹는 풍속도 있어 '약밥'과 '오곡밥'을 먹는다. '묵은나물'을 먹으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고 '복쌈'을 싸서 복을 먹는다. 이러한 모든 세시풍속들이 대개 풍요과 무병을 기원하는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다.

◆박물관에서 이루어지는 정월대보름의 행사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나누고자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세시체험 행사와 풍물굿 한마당을 마련했다. 특히 '약밥, 오곡밥, 부럼, 귀밝이술'등 다양한 절식을 전시하며 관람객들에게 직접 나눠주는 행사도 진행된다.

특별공연으로 무형문화재 제11-마호로 지정된 '임실필봉농악'을 통해 한판 풍물굿을 벌인다. '임실필봉굿'은 마당밟이(지신밟기), 단심줄꼬기, 판굿, 대동굿으로 진행된다.

특히 단심줄꼬기는 관람객들이 직접 오색줄을 돌리며 꼬는 놀이로, 참여자 모두가 하나가 되는 신명나는 대동의 굿놀이가 될 것이다.

◆어린이박물관과 정월대보름 축제

한편 어린이박물관에서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정월대보름 프로그램이 2월 4일, 5일 이틀동안 다양하게 진행된다. 특히 2012년에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우리 세시풍속의 특징인 집단놀이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2월 4일에는 무형문화재 제75호 기지시줄다리기 할아버지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 기지시줄다리기는 충청도 지역의 가장 대표적인 줄다리기로 1년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고, 안녕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또한, 농부들의 진솔한 염원을 담은 보다 직접적인 농경 의례였던 '볏가릿대 세우기'와 정월대보름을 전후하여 집터를 지켜준다는 지신에게 고사를 지내고, 풍물을 올리며 축복을 비는 '지신 밟기'도 기지시줄다리기 할아버지들과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여 대보름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특별한 대보름맞이가 될 것이다.

농사의 시작을 의미하는 풍습인 '나무 아홉짐지기'를 직접 체험한다. 함경남도 북청군에서 정월대보름에 행해지던 '북청 사자놀이'를 가족들끼리 배우며,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세시풍속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세화 그리기'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이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이 외에도 한 해의 액운을 멀리 날려 버리고, 복을 기원하는 '액막이연 만들기', 새해를 송축하는 그림인 '세화'를 그려보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세계 각국의 민속악기를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어린이박물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홈페이지 선착순 접수와 현장접수로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