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긴장감이 맴돈, 제 16대 화랑협회장 선거장 풍경
[현장스케치]긴장감이 맴돈, 제 16대 화랑협회장 선거장 풍경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2.02.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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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 회계 투명성과 협회와 kiaf 사무국 분리 문제 해결 등 숙제

지난 13일, 프라자호텔에서 '한국화랑협회 2012 정기총회' 및 '화랑협회장 선거'가 열렸다.

이번 선거는 현재 경기 양평에 조성중인 예술특구 사업과 내년 1월부터 실시되는 미술품 양도세 부과문제를 앞두고 치뤄지기 때문에 선거 결과에 온 미술계 인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현안이었다.

▲ 한국화랑협회 2012 정기총회 및 화랑협회장 선거 모습

이 날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그 중요성을 반영하듯 긴장감이 감돌았고,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언성이 높아지는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정기총회에서는 지난해 화랑협회의 사업결과를 보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날 특별히 독단적인 협회운영에 대한 회원들의 항의로  2002년에 회장직을 물러났던 김태수 전 회장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김태수 전 회장은 "소통부족으로 협회의 여러 사람에게 상처를 입혔던 점에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고 말문을 연 뒤, "화랑협회는 소수의 이익집단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가 아니다. 회원들의 권위를 지켜주고, 신장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을 협회장으로 뽑도록 합시다"라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권상능 조선화랑 대표도 "새해에는 모든 갈등이 해소돼, 평화로운 화랑협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총회가 끝나고 이번 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박미현 줄리아나 대표와, 표미선 표갤러리 대표의 정견발표가 있었다.

박미현 대표는 무질서한 미술시장 바로잡기,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 회계의 투명성과 문화부 예산 배정, 협회와 키아프사무실의 통합, 신구가 조화된 집행부 마련, 협회재정의 투명화 등을 공략으로 내세웠다.

반면 표미선 대표는 '협회 사무공간 마련'이라는 결과를 얻어 내기까지의 그간의 노력을 언급하며 "강한 체력과 부지런함을 바탕으로 열심히 회장직을 수행해 회원님들에게 실제적인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투표는 6시부터 시작되어 20분동안 치뤄졌고, 이어 개표가 시작됐다. 

표미선 대표의 압도적인 승리를 예측했던 것과는 달리, 개표가 시작되자 마자 박미현 후보의 표가 먼저 호명되자 양 측의 긴장감이 감돌면서 박 후보 측이 일말의 희망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표 후보가 상황을 리드해 가면서 끝내 박 후보는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18표 차이로 표미선 대표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다시금 한국화랑협회의 16대 회장으로 선출선 표미선 표갤러리 대표는 "앞으로 더욱 정성을 다해 회원 한분, 한 분을 배려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이며, 회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자 더욱 노력하겠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반면, 박미현 대표는 "표미선 표갤러리 대표께서 다시 한 번 회장으로 선출되신 만큼 앞으로 더욱 협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하는 한편, "비록 제가 졌지만, 46표라는 적지 않은 표를 얻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달라" 주문하며 끝까지 공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큰 충돌없이 선거가 잘 마무리되자 회원들은 안도하며 몇 시간 동안의 긴장을 풀고 각 진영  별로 맥주잔을 기울이기도 하면서 이날 하루 긴 여정을 마무리 했다.

이날 선거를 통해 표미선 회장 스스로도 언급했듯이 표 신임 회장에게는 회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협회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하는 숙제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