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과 무릉도원(武陵桃源)을 날다!
미인과 무릉도원(武陵桃源)을 날다!
  • 양문석 기자
  • 승인 2009.05.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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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사 하이얀 고깔, 코발트블루 속에서 파닥거리다

14일(목)부터 6월 13일(토)까지 한 달 동안 갤러리 케레스타서 이영수의 최신작, 나비와 누드 그리고 붉은 풍경 시리즈가 전시된다.

▲이영수 나비

얇은 사(沙) 하이얀 고깔처럼 대기 중에 가볍게 나빌고 있는 나비들이 깊이를 측정하기 힘든 코발트블루의 배경 속에서 파닥거린다.

르누와르 여인들과는 다른 친근하고 단아한 풍만함 그리고 백옥의 지고지순한 순결함을 지닌 단발(短髮)의 미인들, 골이 깊은 산과 숲의 정경에 붉은 노을이 물든 듯 불그스름한 배경에서 느껴지는 서러운 아름다움이 갤러리 케레스타를 채운다.

60년대 반구상, 70년대 추상계열의 조형적 실험을 거쳐, 1974년 동경에서의 개인전 이 후 마침내 이영수다운 형식과 내용인 석채와 민화적 소재를 찾게 된다. 

 

▲이영수 누드작품

그의 제작기법인 석채화는 재료의 구입이나 제작 과정이 까다로워 작품의 예술적 효과와 관계없이 그 번거로움에 작가들은 제작을 기피한다. 이영수는 어설픈 재치나 한 치의 게으름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는 변색의 우려가 있는 봉채나 분채의 사용 대신 원석 암채를 사용하여 특유의 투명성과 발광성을 아름답게 극대화 시킨다.

익살스럽고도 소박한 형태,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구성 그리고 보석 분말로 아름답게 빛나는 색채 등 그의 보석화(寶石畵)는 한국 화단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흉내 내기 힘든 독특한 특징을 지닌 그림으로 평가받는다.

미술계에서 이영수는 자신의 작품 내용에 전통적 조형언어로 구성된 민화(겨레그림)의 구성 요소들(십장생, 까치, 호랑이 등등)을 현대적 조형언어로 재해석하고 현대적 시각으로 변용하고 형상화했다. 이런 온고이지신의 자세는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이제 그는 그의 보석화가 관객들이나 소장가들에게 절제와 침묵 그리고 균형의 우주관을 보여주고 기능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목(木)에 해당하는 청색은 공작석을, 화(火)에 속하는 적색은 루비를, 토(土)에 해당하는 황색은 호안석을, 금(金)에 속하는 백색은 수정을, 수(水)에 해당하는 흑색은 운석의 가루를 내어 우주 만물이 금(金)-목(木)-수(水)-화(火)-토(土)의 다섯 원기로 운행된다는 오행설을 화폭에 담았다.

▲이영수 작품

"화폭에 담은 보석 가루는 사람의 기력과 활기에 영향을 줍니다. 우주의 원소인 원석(原石)은 우리 몸을 해치는 수맥(水脈)을 통제하고, 원색이 주는 원시적인 색감은 생활에 안정감을 준답니다. '자연의 선물로 그린 보석화'를 실내에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상극(相剋)은 사라지고 상생(相生)이 펼쳐질 것입니다."라며 작가는 말한다.

한국 미술계에서 화가 이수영을 주목하는 이유는 제작 기법의 유니크함(unique) 때문이 아니다.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에 대해 "전통 민화를 통해 기존의 발묵법을 뛰어넘는 채색의 진수를 보여 준다"고 한다. 또, 경향 갤러리 부관장 김순옥은 "여백과 형상을 대담하게 생략하고, 여운이 깃든 공간을 창조하는 작가"라고 그를 정의하기도 한다. 

<화가 이영수>

▲1944년 충남남도 한산출생           

▲1966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1986년 연세대학교 대학원 졸업

▲현재 단국대 예술대학 학장 

개인전 : 서울, 일본, 오스트리아 등 10회 개인전

단체전 : 1973년 제7최 일본창전 초대출품(동경)

             1989년 불란서혁명 200주년 기념초대전 출품(파리) 이외 다수

수상경력

국전 문화공보부장관상 수상, 안견미술상 수상, 백양화공모전 최고상 수상, 백양화공모전 국립공보관장상 수상, 자랑스러운 충남인 대상 수상


서울문화투데이 양문석 기자 msy@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