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제 모습 찾는 국보 제1호 숭례문
4년만에 제 모습 찾는 국보 제1호 숭례문
  • 서문원 기자
  • 승인 2012.03.09 21: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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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복구 상량식, 문화부장관, 서울시장 등 각계인사 500여명 참석

국보1호 ‘숭례문 복구 상량식’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숭례문에서 전통의례에 따라 거행됐다. 지난 2008년 2월 화재참사로 훼손된뒤 4년간의 복구 끝에 이뤄낸 희소식이다.

이날 상량식에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전재희 국회문방위원장, 김찬 문화재청장,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김종규 국민문화유산신탁회장과 숭례문복원공사를 이끌어온 신응수 대목장(중요무형문화재 74호)과 전통장인들 그리고 문화재전문가 등 500여명의 축하객들이 참석했다.

▲ 8일 숭례문 상량부제를 올리기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광식 문화부장관(왼쪽 두번째),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 두번째), 바로 옆으로 전재희 국회문방위위원장(왼쪽 첫번째)과 최창식 서울중구청장(오른쪽 첫번째)의 모습이다.

西紀二千十二年三月八日復舊上樑, 서기 2012년 3월 8일 복구 상량

조선 초 1396년(태조5년)에 창건되어 14년뒤 세종30년인 1448년에 개축된 숭례문은 숱한 전쟁과 참화속에서도 잘 보존된 문화재다. 그럼에도 2년전 허술한 보안시스템을 틈타 한 시민의 방화로 크게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반영하듯 ‘숭례문 복구 상량문’은 건국대 성태용 철학과 교수가 짓고, 소설가 김훈씨가 감수했으며, 서예가 정도준씨가 길이 10m 한지에 2,500여 자에 달하는 훈민정음 반포 당시 서체 한글 판본체로 적어 썼다.

아울러 상량문에는 경위 및 내역, 관계자명단, 축원 외에 “숭례문 소실이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방치했던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국민 모두에게 내려진 아픈 채찍”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숭례문 복구는 국내무형문화재 제74호인 신응수 대목장과 국내 최고의 장인들이 전통기법과 도구를 사용해 작업에 참여해왔다. 문루 해체부터 시작해 2년 2개월 만에 상량식까지 거행하게 됐다.

이날 전통의식은 종묘제례보존회가 조선시대 왕실이나 국가의 각종 의례양식을 집대성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근거해서 진행했다.

한편 최광식 문화부 장관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문화재청장 첫 업무를 이곳 숭례문 복구현장에서 시작했다”면서 ‘감개가 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최장관은 “지난 날 우리 국민들이 숭례문 화재로 그간의 자긍심과 자존심이 무너졌지만 이번 상량식과 올 해 복구공사가 마무리됨으로서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다시 살린다라는 의미를 갖게됐다”면서 “문화유산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느낄수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본다”고 상량식이 담고있는 의미를 설명했다.

▲ 숭례문 상량식이 끝나고 진풍경이 펼쳐졌다. 일부 시민들이 쇼핑백과 커터칼을 들고나와 상량천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이들 시민들에 따르면 "이런 국가적인 상량식에 쓰이는 상량천은 가정의 화를 막아주는 액막이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일부는 상량천을 놓고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 숭례문 상량천 쟁탈전까지..

상량식이 끝난 뒤 곳곳에서 장관 및 서울시장, 신응수 대목장 인터뷰가 진행됐으며, 상량식에 쓰였던 상량천을 놓고 수십명의 시민들이 ‘가정의 복을 빌어준다’며 서로 갖기 위해 면도칼로 찢고 가져온 쇼핑백에 담아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일부는 서로 가져가겠다며 쟁탈전이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