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맛ㆍ멋 살린 '종로팸투어'
아기자기한 맛ㆍ멋 살린 '종로팸투어'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5.27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로구에서 여행사 및 방송 관계자와 기자를 초청해 5월 2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팸투어를 진행했다. 첫날부터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자치구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종로 팸투어는 참가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종로팸투어의 1일차 일정은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을 시작으로 동양무술을 중심으로 난타를 인기를 뛰어넘은 세계적인 공연 ‘JUMP’ 관람 후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및 나미나라를 돌아봤다. 0여명의 참가자들은 북촌한옥마을 내의 게스트하우스인 락고재 한옥체험관과 썸머셋팰리스 호텔에서 잠을 청했다.

2일차에는 창경궁과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세계 최대의 귀금속 도매시장, 세계적인 관광코스로 지정된 광장시장을 거쳐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에서 종로구 부구청장과의 오찬을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이번 팸투어 코스들은 도심 속에서 고풍스러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들로, 종로에서 잘 알려져 있는 관광지지만 우리가 잘 몰라 지나쳤거나 볼 수 없었던, 또는 구석구석 숨어있는 아기자기한 종로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었던 곳이었다.

이날 너무 많은 비가 내려 팸투어를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여행코스 개발을 위해 참여한 여행 관계자들은 “언제 비 오는 날 궁에 와보겠냐”며 “조선왕조 역사를 지닌 고색창연한 창덕궁 비원에 있는 정자, 연못, 수목, 괴석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에 비까지 더해져 매력적인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다음 코스인 ‘JUMP’ 공연은 한국의 전통무예인 태권도와 택견을 중심으로 한 동양무술과 고난이도의 아크로바틱, 요절복통 코미디 퍼포먼스 공연으로 대한민국 대표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여행사의 프로그램 개발자는 “한국적인 맛을 느낄 수 있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코스에 넣은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앞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꼭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북촌한옥마을에서는 한옥의 내부를 감상할 수 있는 개방형 한옥이 많은 지역인 가회동 11번지에서 계동길을 거쳐, 가회동 31번지까지 돌아봤다.

전통의 맛을 살린 현대화된 한옥과 함께 살아 숨 쉬는 북촌문화의 현장을 만나고, 소박한 계동길을 지나며 학교근처의 문방구, 튀김집, 요즘 보기 힘든 옛날 목욕탕과 이발관들 사이의 작은 공방들로 정겨움을 한껏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북촌에서 특히 뛰어난 한옥들이 잘 보존된 가회동31번지에서는 정겨운 골목길 맨 위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한옥 지붕 사이로 펼쳐지는 서울 시내의 풍경을 담으려고 참가자들이 줄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기도 했다.

130년의 역사를 지닌 옛 진단학회 한옥의 원형을 살린 전통한옥 게스트하우스인 ‘락고재’를 체험한 한 여행사 대리는 “시끄러운 도심이 너무 조용하니 묘한 느낌이었다. 어색했지만 이내 한옥의 정취에 취해 잠들었다. 아침에 창가에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잠에서 깨니 마당으로 보이는 전통한옥의 고즈넉함이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2일차에 소개받은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종로 귀금속 거리에서는 전통 귀금속부터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까지 대한민국 귀금속의 흐름을 한 눈에 보고, 시중보다 적게는 15%에서 최대 50%까지 저렴해 여행사에서 외국인관광객들에게 많이 추천하고 있다는 정보에 여행사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광장시장에서는 주단, 한복, 양복, 여성의류, 커텐, 청과, 건어물, 생선, 정육 등이 의식(衣食)의 모든 것이 모여 있어 참가자들은 그 규모에 혀를 내둘렀다.

광장시장을 처음 찾은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이곳에 오면 한 번에 해결 가능할 것 같다”며 “동대문이나 남대문을 능가하는 상당한 거래규모를 자랑하는 종합시장이다. 우리나라의 숨겨진 쇼핑지구나 다름없다”고 격찬했다.

여행잡지 기자는 “손님들을 친절하게 맞아주는 상인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3개 국어의 기본적인 문장을 익히고 있어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을 것 같다”며 인상을 전했다.

김해에서 온 미래고속관광의 우종한씨는 “처음인데 진행 잘해주셨다.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이라며 “종로를 더 가꾸고 잘 보존해 많은 문화자원을 관광 상품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매력적인 콘텐츠를 많이 창조해 종로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각광받기를 기대하면서 이번 팸투어에서 느낀 개선점도 제시했다.

한국사보협회 전종식 사무총장은 “고궁이나 종묘 등 유명 관광지의 안내 표지판에 한문을 더 많이 넣어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해 중국인 관광객들의 이해를 높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고속관광의 우종한씨는 “30여명의 참가자들이 해설자나 안내자의 설명을 듣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좁은 길을 다녀야 하는 광장시장과 북촌에는 해설자 1명당 인원을 정해 설명을 나눠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북촌한옥마을 계동길에 있는 석정보름우물터 옆에 기대있는 쓰레기더미들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 여행사의 실장은 “우물터인지도 모르고 지나칠 뻔하다가 쓰레기더미들 때문에 눈에 띄었다”면서 “한옥마을입구에서부터 역사가 깃든 공간에 있는 쓰레기들을 관광객들에게 보이기에 민망해 이곳을 소개하기 꺼려질 것 같다”며 하루 빨리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했다.

브릿지여행사의 이상호 구미팀장은 “외국인들이 락고재를 굉장히 선호하지만 숙박비가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 낸다. 10만원 정도만 해도 좋겠다. 체험해 본 외국인들이 하루 밤을 자기에는 너무 비싸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토로했다.

둘째 날의 창경궁과 종묘는 이어지는 길목이 있어 자유관람을 진행했다. 하지만 자주 오는 사람도 헤매기 쉬운 넒은 궁이라 많은 참가자들이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다.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2일차 창경궁과 종묘는 해설사나 안내자가 꼭 필요할 것 같다”면서 자유시간이 좋긴 하지만 길을 잘 모르니 시간 안배를 잘 못해서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주변에서 맴돌았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사보협회 전종식 사무총장은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상인들이나 관련 관계자들과 함께 계획하면 더 많은 정보를 깊이 있게 전달해 여행에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한 여행잡지의 기자는 “블로거나 여행카페 회원 등을 대상으로 팸투어를 하면 관광지를 알리고 전파하는데 훨씬 더 빠르고 직접적일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상설 종로구 부구청장은 참가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왜 관광객들이 서울 종로로 와야 하는지, 우선 우리 스스로가 그 이유를 찾고 어떻게 끌어들일지 방법을 함께 고민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