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이슈] 말로만 번지르르한 ‘2012 독서의 해’
[문학계이슈] 말로만 번지르르한 ‘2012 독서의 해’
  • 김호부 객원기자
  • 승인 2012.03.18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책업계 ‘남의 일’... 관련법규+지원책 미비 ‘10년째 단가 제자리걸음’

정부가 2012년을 ‘독서의 해’로 선포했지만 제책업계에서는 ‘남의 일’이라는 듯 고개를 돌리고 있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핵심단계인 제책과정(낱장 인쇄물을 책으로 엮는 과정)에 대한 정부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에 말로만 번지르르한 ‘2012년 독서의 해’라는 것이다.

▲독서의 해 선포식 후 최광식 문화부장관(좌측 일곱번 째)과 작가 이외수 씨(좌측 여덟번 째) 등이 출판발전을 위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요즘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린 ‘2012 독서의 해 선포식’에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봄으로써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는 해가 되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하루 20분씩 1년에 12권 읽기, 주5일 수업제와 연계한 도서관·서점가기 등의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제책산업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업계발전을 위한 정책보완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지금 법규에서는 제책산업에 대한 기반이 출판문화산업진흥법과 인쇄문화산업진흥법으로 나뉘어져 있다. 정부가 관리하는 한국표준산업분류표에서도 제책업은 인쇄관련 산업 가운데 하위항목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태다.

제책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인력과 자본이 필요하고 기계설비의 자동화가 필요한 제책업이 인쇄산업의 밑에 속해있는 것은 모순이며, 이에 따라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문화부의 출판문화산업 지원현황, 인쇄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 등을 검토한 결과 제책업에 대한 진흥방안은 미비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행사 관계자들과 참석자들이 책을 주고 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출판사나 인쇄사와는 달리 제책사는 신고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문화부의 ‘콘텐츠산업통계’에서도 제외돼 사업체 수나 매출액 통계도 이뤄지지 않아 산업지원을 위한 토대 자체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김재복 한국제책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달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문화부장관 간담회에 참석해 산업분류표에서 제책산업을 독자분류하고 관련법규를 출판문화진흥법으로 통일할 것을 건의한 바 있다.

김상효 태성바인텍 이사는 “현행 제도상 제책이 인쇄산업의 하청업의 지위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에 있다 보니 10년째 제책단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고급인력 확보 미비, 제책기기 낙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책산업은 제조업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현행 산업분류를 변경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지원확대에 대해서도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이원섭 중기중앙회 문화경영팀장은 “업계 관계자들의 건의사항을 문화부에 전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인쇄·출판업계와의 의견조율과 연구를 통해 발전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