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화공간 네트워크' 체계적인 예산구조 마련 관건
'시 문화공간 네트워크' 체계적인 예산구조 마련 관건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2.03.2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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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서 "특성화 공연장 보급, 극장법 제정" 등 다양한 목소리 내

21일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 문화공간 네트워크 그리기' 토론회가 개최됐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의 주요 쟁점은 '어떻게 자치구 문화공간 네트워크를 활성화 해,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 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하느냐'였다.

▲ 세종문화회관 박인배 사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남산드라마센터의 이규석 극장장은 "자치구 문예회관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은 중앙정부가 문예회관의 건립단계까지만 책임지는 데 있다"며, "자치구 문예회관 운영에 있어, 자치구 스스로 해결이 어려운 예산은 서울시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세종문화회관-자치구 문예회관-서울시 간의 보다 더 체계적인 예산구조의 마련"이 앞으로 남은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치구 문예회관이 창작의 생산주체로 기능하지 못했던 점을 지적하며, "지역주민과 전문예술인들의 연계를 통한 많은 창작물 생산으로, 자치 문예회관이 더이상 공연물 창작에서 유리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언급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또한, 마포문화재단의 조정윤 공연사업팀장은 "공연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마련도 시급하지만, 그 이전에 극장법을 제정해 여러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각 문화시설들의 설치목적 및 역할을 법적으로 명확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구로문화재단의 김석홍 문화사업팀장은 "현재 서울시 구단위의 문화예술회관 형태가 '생활밀착형 문예회관'으로 적합한 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밝히고, 문화예술회관이 단순히 공연창작 및 소비의 공간을 넘어, 문화 거버넌스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서울의 도처에 있는 다목적 공연장을 전문 또는 특성화 공연장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는 "구로아트밸리는 연극전문공연장, 영등포아트홀은 음악전문 공연장, 금나래아트홀은 무용전문 공연장으로 전환한다면, 서남권 주민들이 세가지 장르의 수준높은 공연을 일상적으로 향유할 수 있다"며, 특성화 공연장 실현을 위한 방안의 예를 들었다.

▲ 2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19일 '서울시 문화공간 네트워크 그리기' 연속 토론회 모습이다.

이어 박승현 세종문화회관 공연예술본부장의 '서울시 문화공간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그는 "그동안 세종문화회관은 건물이 주는 위압감때문에, 일반 시민이 친근하게 다가가기에 한계가 있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문화강좌 운영과는 다른 차원에서 어린이ㆍ청소년 예술센터를 개발하고, 이를 각 자치구 문예회관으로 보급할 전담부서를 설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야외 예술장터, 이벤트, 만남의 장소 운영 ▲옥외공간 상설 프로그램 운영 ▲예술교육 및 참여프로그램 개발 ▲다양한 공연동아리의 야외 소공연장 활용 경연대회 개최 ▲'실험예술제'성격의 예술축제 유치 등을 통해, "극장운영중심의 공간적 한계에서 벗어나 주변 공간으로 시야를 확보하고, 그에 걸맞는 활동을 채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백선혜 연구위원은 "현재 서울시내 공연장들이 지역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함에 있어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자치구 문예회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시민의 문화참여 욕구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그는 ▲개별 문화회관의 전문인력 확충 ▲문예회관이 실시하는 공연 및 교육 프로그램의 활성화 ▲각지역 문예회관들간의 공동 사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토론회는 열띤 공방을 주고 받기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세종문화회관이 자치구 문예회관의 사업을 지원하는 것은 좋은데, 그로 인해 세종문화회관 본연의 사업이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지적과 함께, 이 사업이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이날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자치구 문예회관과의 공동작품 개발과 같은 활발한 연계활동을 통해, 서울시의 문화 컨텐츠 불균형 현상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이를 통해 서울시민의 문화활동 폭이 한층 더 넓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