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 콘크리트 걷어내니 멸종위기종 탄생 줄 이어
서울동물원, 콘크리트 걷어내니 멸종위기종 탄생 줄 이어
  • 권지윤 기자
  • 승인 2012.06.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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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5월까지 황새, 두루미, 흰손기번 원숭이 등 34종 111마리 탄생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 서식지 환경과 맞는 흙, 잔디를 깔고, 관람객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없는 이중 유리를 사용하는 등 자연생태동물원으로 변신을 꾀한 서울동물원에 멸종위기 희귀동물들의 탄생이 줄을 잇고 있다.

▲두루미

서울동물원은 지난 2009년 개원 100주년을 맞아 「동행동물원」을 슬로건으로 선포, '단순한 동물전시 개념의 동물원'에서 탈피해 동물들이 행복한 서식환경을 조성한 결과, 멸종위기종 등 희귀동물의 출산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2012년생 이름표를 달고 태어난 동물은 총 34종 111마리다.

이 중 황새, 표범, 흰손기번 원숭이 등 CITES(싸이테스. 국제협약으로 보호 중인 멸종위기종) 해당 동물만 총 42마리가 태어났는데, 같은 기간(1~5월) 기준으로 CITES 해당 동물은 2009년 21마리, 2010년 24마리, 2011년 36마리와 비교해서 3년 새 2배나 증가했다.

CITES Ι급에 해당하는 멸종위기종인 표범의 경우, 2009년에 2수가 태어난 이후로 번식 소식이 없다가 3년 만인 올해 3월, 출산해 현재 인공포육장에서 아기동물 스타로 관람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1일 열대우림을 재현해 재개장한 열대조류관에서는 개장 한 달 만에 CITES Ⅱ급 동물인 청금강앵무 2수가 태어나는 쾌거가 있어 동물들에게 생태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입증했다. 이번에 태어난 청금강앵무는 국내 동물원 최초로 부화에 성공한 경우여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 8일과 4월 17일엔 서울동물원에서 종 복원을 위해 특별 관리 중이던 토종여우 암컷 2마리 사이에서도 8마리의 번식이 성공을 거뒀다. 이 중 3마리는 호르몬을 이용한 인공번식으로 태어났는데, 이는 일반적인 인공수정과 달리 호르몬을 투여해 자연교미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여우번식에 적용해 성공한 건 처음이다.

한편, 서울동물원은 지난 2000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동물연구실 기능을 강화하고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한 특별번식장을 설치하는 등 멸종위기동물 복원사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서울동물원에서는 멸종위기종 인공수정을 위해 동물의 사체에서 정자 및 난자를 채취해 동결 보존하는 야생동물 생식세포은행도 운영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토종동물 번식을 위해 종 다양성을 유지하고 근친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과학적인 개체관리 및 유전자 분석 시스템을 운영 중에 있으며, 분변 내 호르몬 분석을 통해 번식생리(발정주기와 발정사이클)를 밝히는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이원효 서울대공원장은 “자연친화적인 서식환경을 조성한 결과 동물들의 자연번식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멸종위기 동물의 종 보전을 위한 생태연구도 활발히 펼쳐 서울동물원이 명실상부한 자연생태계 보고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