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감독 연출 연극 ‘허탕’ 호평이어져
장진감독 연출 연극 ‘허탕’ 호평이어져
  • 서문원 기자
  • 승인 2012.06.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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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코드 아닌 긴장감을 극대화한 사회 부조리와 메시지 담아

연극 ‘허탕’이 지난 21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이번 프레스콜은 110분의 전막 시연으로 진행됐다.

▲ 연극 '허탕' 시연장면. 무대긴장감을 올리기위해 모든 소리를 통제하는 등 미장센에 대한 세심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공연 연출을 맡은 장진 영화감독은 지난 작품에서 보여준 위트와 코믹적인 이야기 보다 사회적인 메시지와 명확한 결말 없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엔딩으로 구성해 시연 뒤 공기자간담회에서 공연관련 질문들이 이어졌다.

“사회부조리와 현실을 비추는건 물론이고, 출연 인물 각각의 심리묘사 또한 예리했다” 장진 감독연출 연극 '허탕'이 프레스콜이 끝나고 무대뒤 평가가 이 정도면, 상당한 임펙트가 있어 보인다.

연극 ‘허탕’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는 가상의 감옥에서 고참인 죄수1, 신참인 죄수2, 유일한 여자 죄수3이 펼치는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으로, 그동안 장진식 코미디로 익숙했던 모든 이들의 허를 찌르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연극 ‘서툰 사람들’, ‘리턴 투 햄릿’ 등 전작과는 달리, 코미디적인 요소를 부각한 장진 연출만의 위트 있는 대사와 밝은 톤 보다는 이상한 공간, 배우들의 느린 대사, 상상력을 자극하는 캐릭터들의 행동과 세밀한 심리묘사들이 시종일관 극에 몰입하게 만들고 있는 것.

제작진에 따르면 프레스콜 시작 직전 장진 감독이 직접 나와 독특한 무대와 모니터 설치 등으로 인해 의아해할 취재진들을 위해 직접 오프닝 멘트를 진행했으며, 극 중간에는 소음을 최소화하고 극에 몰입토록 에어컨까지 끄는 등 어떤 작품보다도 세심한 연출모습에 이내 취재진들까지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번 프레스콜에서는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 ‘짬뽕’ 등의 베테랑 배우 김원해(고참 죄수 1역), 연극 ‘리턴 투 햄릿’, ‘그대를 속일지라도’의 배우 김대령(신참 죄수 2 역), 연극 ‘웨딩스캔들’, ‘연애희곡’ 등의 배우 송유현(여자 죄수 3 역)이 무대에 올라 땀이 흠뻑 젖을 정도의 열연을 선보였으며 럭셔리한 7성급 감옥에 원하지 않게 들어가, 그 공간과 메커니즘에 적응하며 안주하는 인간, 탈출하려는 인간 등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삶을 옳고 그름이 아닌 지금 있는 그대로의 다양한 심리상태를 표현, 극이 끝난 뒤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연기하나하나 스토리 하나, 결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토론의 장이 펼쳐지기도 했다.  

연극 ‘허탕’ 연출 장진감독 “이 작품은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이 곧 결말이다”

▲ 연극 '허탕' 프레스콜이 끝난뒤 진행된 단체사진. 왼쪽부터 연출 장진, 배우 김원해, 송유현, 이세은, 이철민, 김대령, 이진오
곧이어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장진 연출 및 시연했던 김원해, 김대령, 송유현 배우와 더블캐스팅인 이철민, 이세은, 이진오 배우가 모두 함께 하였으며 기존의 간담회에서 오고 가는 작품 외각적인 질문이 아닌, 내적인 질문들의 쇄도해 눈길을 끌었다.

장진 연출은 이번 작품의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의 의견이 이 작품의 정확한 해석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은 반대한다. 여러분이 상상하고 싶은 결말이 이 작품의 결말일 수 있다.”라고 말하며, “하나의 인간으로서 우뚝 서고자 하는 사람은 결국 세상의 지배를 받지 않고 나갈 것이고, 이 세상이 주는 재화에 익숙해져 이곳에 안주하는 사람은 결국에 나가지 못하고 불행해진다.”라며 객관적이며 주체적인 관객들의 결론을 원했다.

그에 반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런 장진 연출의 상상력과 천재성을 지지하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배우 이세은은 “워낙 장진 연출님 팬이었고, 작품 제의를 받았을 때 0.5초도 망설이지 않고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또한 “감수성 풍부한 외계인?, 낭만적인 천재?”라고 표현해 이번 작품의 독특함을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