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6.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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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의 전통악기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


‘커넝 덤덤, 방시, 파랄라, 사웅, 르밥, 콩윙...’

이름부터 생소한 이들은 세계 최초로 시도된 ‘한-아세안 전통오케스트라’ 창단공연에 사용된 아시아 11개국의 전통악기들이다.


지난달 31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기념해 첫 선을 보인 이들의 창단공연은 다양한 음색들이 만들어내는 악기들의 어울림으로 한-아세안 각국 정상들에게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이어 지난 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각 부 장관과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시민들을 위한 본 공연에 앞서 프레스콜을 가졌다.

프레스콜은 본 공연의 리허설 형식으로 ‘화아음(和亞音-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오프닝 곡과 각 나라의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창작한 10곡 등 총 12곡으로 진행됐다.

오프닝곡으로는 조선시대 한학자였던 겸암 선생의 설화가 민요로 전래돼 내려온 ‘쾌지나칭칭’을 작곡가 김성국이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를 위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작, 편곡해 선보였다.

각 나라의 전통음악으로는 ▲캄보디아의 ‘레버리’ ▲인도네시아의 ‘벤가완 솔로’ ▲미얀마의 ‘키렛 프레이다’ ▲베트남의 ‘판타지 베트남’ ▲필리핀의 ‘오르데-에’ ▲말레이시아의 ‘셀로카’ ▲브루나이의 ‘자핀 레일라 셈바, 조겟 바주 푸티’ ▲싱가포르의 ‘싱가푸라’ ▲태국의 ‘라이스 라이프’ ▲라오스의 ‘탑수아파딘’등이 펼쳐졌다.

특히 한국의 휘모리장단을 큰 틀로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한-아세안 각 나라의 언어로 표현한 가사와 각 나라의 특징적이고 민속적인 선율로 작곡한 대한민국의 ‘사랑해요, 아세안’은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아세안 전통오케스트라’는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에서 지휘자를 제외하면 79명의 연주자가 52종의 악기를 연주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화음을 만들어냈다.

북, 대금, 소금, 해금, 태평소, 대아쟁 등의 전통악기와 우리 전통악기 가야금과 비슷하게 생긴 베트남의 ‘단 트란’부터 이름부터 재미있는 인도네시아의 대나무 악기 ‘커넝 덤덤’, 동양의 하프로 불리는 미얀마의 ‘샤웅’, 캄보디아의 ‘클로이’까지 아시아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전통악기는 각각의 다른 소리를 하나의 화음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이끌어냈다.

한-아세안 전통오케스트라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범훈 중앙대 총장은 “이번 완벽한 앙상블을 통해 아시아의 다양성을 하나로 모아 세계에 아시아 음악의 우수성을 알릴 것”이라며 “나아가 아시아 정신과 문화에 대해 큰 관심을 갖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상화 오케스트라 기획단장은 “11개국 50여종의 악기 음색과 음폭 등의 특징부터 연주방법이나 기법 등을 파악해 모든 악기의 선율이 조화를 이뤄 새로운 음악을 창착해냈다”며 “하지만 각 나라의 전통악기에는 그 민족의 삶과 혼이 녹아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존중하고 받아들여 각 국의 창작음악은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고 창작과정을 설명했다.

한편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는 지난해 5월 열린 제2차 한-아세안 문화협력 프로젝트 회의를 시작으로 2차례의 회의를 더 거쳐 편성됐다.

올해 2월 합동 워크샵을 가진 후 제주에서 첫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으며, 2012년 완공되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을 주 무대로 아시아와 세계에서 공연하게 된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