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좌ㆍ우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우린 좌ㆍ우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 김준현 기자
  • 승인 2009.06.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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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사태' 심포지엄, 협동과정ㆍ이론교육 반드시 필요해

 

황지우(사진) 전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총장이 사퇴한 가운데 '한예종 사태'의 쟁점을 공유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움이 지난 5일 한예종 석관동 교사 연극원 지하 실험무대에서 열렸다.

황지우 전 한예종 총장

이날 포럼에는 이론과 학생회와 협동과정 서사창작과, 예술경영과 그리고 학생비상대책위원회학생들과 교수들, 기자들이 참석했다.

연극학과 전문사 과정 정진세 군은 '한예종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한예종이 실기 전문 교육 기관이므로 '이론학과를 폐지하고 혹은 필요한 이론 교과 교육을 강사진에게 맡겨야 한다'는 주장은 기초 예술교육의 주도적 역할을 해온 한예종의 탁월한 교육 시스템을 무(無)로 만드는 것"이라며 "세계적 유수예술학교의 커리큘럼을 조사, 분석하고 한국 교육에 맞게 만들어낸 학제 구조를 단 6주 만의 검사로 판단내릴 수 있는지, 예전의 감사에서는 왜 그러한 언급이 없었는지 마찬가지로 묻고 싶다"고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

아울러 "문화 강국을 꿈꾸고 예술의 첨병 역할을 하는 문화부와 학교에 당부하고 싶다. 원칙을 지켜 달라. 그리고 학생을 존중해 달라. 우리는 좌나 우, 아니면 뒤로 가려는 게 아니다. 다만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전통예술원 음악과 원일 교수도 실기 교육의 의미를 조명하며 "이론과 실기를 구분 짓는 의식 자체는 이미 낡은 사고에서 비롯된 분리된 시각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통섭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안다면 이러한 이분법은 참으로 시간낭비일 뿐"이라며 "한국사회의 문화적 패권주의와 파벌의식이 독자적 교육과정의 자율권 침해로 이어지고 미래를 대비하는 새로운 교육 시스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이번 사퇴는 지난해 6월 한예종 측이 통섭교육사업의 2009년 예산으로 35억원을 신청했으나 유 장관 지시로 20억원이 삭감됐으며, 그나마도 8월에는 전액 삭감됐다. 작년 12월 중순경 09년도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로 결정되면서 불거졌다.

한예종 교수들과 학생들은 황지우 총장의 중징계와 사퇴로 이어진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 처분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냈으며, 사태해결을 위한 심포지엄을 지속적으로 개최키로 했다.

 

서울문화투데이 김준현 기자 jh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