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대공원 남미물개 '물돌이'의 과천행
어린이대공원 남미물개 '물돌이'의 과천행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2.07.1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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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서울대공원, 수컷 남미물개 1마리씩 상호임대

18일 오후 광진구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의 8살짜리 남미물개 수컷이 서울대공원 남미물개 집안의 대를 이으라는 특명을 안고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이사 했다.

▲물돌이

서울시설공단(이사장 이용선)은 서울어린이대공원 남미물개 '물돌이'를 서울대공원에 임대해 보냈다고 19일 밝혔다. 

남미물개는 국제적 멸종위기 종으로 시가 2천만 원에 달하며, 현재 국내 동물원 5곳에 모두 23마리뿐이다.

▲물돌이 다섯 식구(왼쪽부터 물돌이, 물순이, 물숙이, 온바다, 온누리)

서울어린이대공원 남미물개 가족은 최근 태어난 아기 2마리를 포함해 모두 다섯 식구다.

2005년생 동갑내기 '물돌이-물순이' 부부가 지난해 6월 낳은 딸 '온누리'는 출생 2개월 만에 일반에 공개돼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2008년 1월 첫째가 태어났지만 '물돌이'가 자신의 핏줄이 아니라며 질투, 단명의 아픔을 겪는다.   

동물원 가족들의 관심이 본처 소생으로 4년 만에 얻은 '온누리'에게 쏠린 사이, 후처 '물숙이'가 '물돌이'를 유혹했다. '물숙이'는 첫째가 하늘나라로 떠나 '물돌이-물순이' 부부 사이가 원만치 않던 2009년에 바다동물관이 리모델링되면서 들어온 새 식구로, 때마침 '물돌이'는 '물순이'가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수영을 가르치는 등 육아에만 몰두해 소외감을 느끼던 참이었다.

본처의 관심과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물돌이-물숙이' 커플은 대담한 애정행각을 벌이더니 임신에도 성공, 지난 5월 남동생 '온바다'를 낳았다.

반면, 서울대공원 남미물개 부부는 사육사들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임신에 실패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남미물개 집안의 대가 끊길까 걱정하던 찰나,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잇단 출산 소식이 전해져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국내 최대 동물원인 서울대공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희귀동물 양여, 결쌍 동물 교환 등 오랜 교류협력으로 동물원 발전을 꾀해온 터라 서울대공원의 SOS에 곧바로 화답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국제 멸종위기 종을 보존하는 동물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건강한 개체 수 증식을 위한 근친 방지 차원에서도 '물돌이'와 서울대공원의 수컷을 상호 임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물돌이'를 돌봤던 이상범 사육사는 "바다동물관의 인기스타 물돌이가 떠나 섭섭하지만, 과천에서도 꼭 셋째를 갖기 바란다"며 "서울대공원에서 온 수컷도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미물개는 5~6월에 교미하고 임신기간이 340일이므로, 약 2년 뒤, 과천에서도 아기물개의 울음소리가 들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