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기행-78] 국민시인 윤동주선생의 시세계와 생애를 보여주는 공간 - 윤동주문학관
[박물관기행-78] 국민시인 윤동주선생의 시세계와 생애를 보여주는 공간 - 윤동주문학관
  • 한국박물관연구소
  • 승인 2012.08.08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학관이 박물관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미 영은문학관, 한국현대문학관, 한무숙문학관 등이 박물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잔아문학박물관, 만해문학박물관도 역시 문학관의 성격이 강함은 물론이다. 한편 한국현대시박물관, 삼성출판박물관, 만해기념관 등도 문학관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이미 크게 알려져 있다.    

윤동주 문학관

  국민시인 윤동주선생의 시세계와 생애를 알 수 있는 윤동주문학관이 지난 7월 25일 종로구 청운동 윤동주시인의 언덕에 문을 열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내용에서나 전시실의 구조에서 현대적이며 큰 재미를 주고 있다.

  윤동주문학관은 윤동주시인이 연희전문학교(연세대학교의 전신) 재학시절 현 누상동(세종마을)에 거주하면서 <별 헤는 밤>, <자화상>, <쉽게 쓰여진 시>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것이 인연이 되어 종로구에 의해 추진된 곳이다. 종로구는 2009년부터 시인 윤동주선생을 지역특화 브랜드의 중요한 대상으로 설정해 관련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번 개관은 이 사업의 일단락을 진 것으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종로구는 문학관 개관에 앞서 인왕산 자락 청운동을 정비하여 아름다운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조성하였으며, 윤동주 시 낭송회, 백일장, 걷기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윤동주선생의 시세계를 널리 알리고 있다.

제1전시실-시인채

  이번에 개관한 윤동주문학관은 윤선생의 시비(詩碑)가 위치한 청운공원의 폐 가압장(加壓場)과 물탱크를 활용해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있다. 먼저 윤동주선생 순결한 시심을 상징하는 제1전시장 ‘시인채’는 윤선생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는 사진자료와 육필원고 영인본이 전시되고 있다. 용도 폐기된 커다란 물탱크 뚜껑을 개방해 감각적으로 꾸며진 제2전시실 ‘열린 우물’은 인공적인 수초를 조성하여 찾는 이들에게 시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사색의 공간이다.

제2전시실-열린 우물

  제3전시관 역시 콘크리트 물탱크를 이용하고 있는데, ‘열린 우물‘과는 달리 물이 채워져 있지 않은 물탱크를 그대로 활용한 것으로 ‘닫힌 우물’이라는 명제를 달고 있다. 이곳은 캄캄하게 구성되어있는데 여기에서는 윤선생의 일대기를 10여분의 영상물로 보여주고 있어 윤동주 시인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해준다. 또한, 문학관을 빠져나와 좌측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문학관의 옥상격인 옥상에는 ‘별뜨락’이라는 휴식공간이 마련되어있어 문학관을 관람한 관람객에게 윤동주선생의 시적 감각을 마음의 여유를 통해 되살리게 한다.

제3전시실- 닫힌 우물

  25일 개관식에서 문학관 건립과 개관을 주도한 종로구 김영종 구청장은 “윤동주 선생의 일생과 아름다운 시를 만날 수 있는 ‘윤동주문학관’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될 것이다”면서 “내년에는 윤동주문학관과 연계한 한옥문학도서관도 인근에 건립할 계획이다”고 밝혀 이 지역을 문학을 테마로 한 작은 문학문화벨트로 조성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개관식 부대행사로는 윤동주 시인의 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교수와 문학계  및 박물관계 인사, 국회의원, 시·구의원 등 250여명이 참석하였다. 행사 식전행사로는 재단법인 서울예술단의 근대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에서 윤동주 역을 맡은 박영수 씨, 가상인물 이선화 역을 맡은 김혜원 씨가 ‘얼마나 좋을까’를 듀엣 공연했으며, 종로구립합창단의 축하공연도 개최되었다. 본 행사로는 문학관 건립과 개관의 전 과정에 대한 경과보고와 축사, 시인 장기숙선생의 축시낭송, 현판제막, 전시관 관람 등이 진행되었다.

문학관 전경

  문학관의 입장료는 무료이며, 물탱크를 활용한 ‘닫힌 우물’은 공간이 크지 않아 관람객들의 인원을 제한하여 운영하고 있다. 주변에는 환기미술관, 유금와당박물관, 자하문미술관 등과 개관을 앞두고 있는 서울미술관도 있어 충분한 시간을 내어 방문한다면 복합적인 문화체험을 할 수 있어 좋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 100m정도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초록색 1020번,  7022번,  7212번을 타고 10분정도 가서 ‘윤동주시인의 언덕’ 또는 ‘자하문고개’에서 내리면 된다.  (위치: 서울 종로구 청운동 3-100, 전화 (02)2148-4175)    한국박물관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