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주는 서울문화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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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경 한국여성문예원장
  • 승인 2009.06.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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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시 5


  장미를 생각하며  

                                              -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단지 화려함의 상징이었던 장미는 시인에 의해 재해석 된다.

젊은 시절에는 민들레, 인생의 중반시절인 삼십대는 진달래를 좋아했고, 그리고 50대에 장미를 가장 사랑했다는 시인은 지나온 날에 대해,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장미를 생각하며 다시금 살아야 한다는 강한 의욕을 표현하고 있다.

6월은 신록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장미도 이름 모를 들꽃조차도 자연은 우리의 삶과 무관할 수 없는 아니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중한 푸름이다.

김도경 한국여성문예원장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