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상만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외국인관광객 천백만 시대… 이젠 ‘질적 성장’ 이룩할 때
[인터뷰-남상만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 외국인관광객 천백만 시대… 이젠 ‘질적 성장’ 이룩할 때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2.11.0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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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브랜드 이미지 위해 한류스타 홍보마케팅 적극 활용해야

     오는 11월, 드디어 외래 관광객 천만 명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올해 목표 천백만 명을 넘어서는 것쯤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며, 1150만 명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내다보고 있다.

     천백만 관광객 시대를 맞이한 한국. 이렇게 한국이 세계 관광객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최근 들어 외래 관광객이 급속도로 증가한 원인으로는 환율 등 여러 외부적인 요인 등과 함께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 등 각 문화 카테고리마다 세계 문화를 이끌고 있는 한류의 큰 영향이 존재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부차원에서의 전략적 홍보 마케팅, 비자제도 개선, 숙박 쇼핑 안내체계 가이드 등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수용태세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온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단순히 외국인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뿐만이 아닌, 관광만족도를 높이고,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을 만들어 재방문율을 늘리는 데 집중해야할 시기이며, 관광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점인 지금, 그 중심에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있다. 남상만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을 만나 국내관광업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1948년 서울 출생 △서울 중·고등학교 /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영학과 졸업 △현재 한국관광협회중앙회 및 서울특별시관광협회 회장 / 한국음식업중앙회 회장 / 간송장학회 이사장 / 서울프린스호텔 대표이사 △서울 중구 문화원 원장 / 중구 체육회 부회장 역임 △2011 제4회 한국문화산업대상 대상 / 2010 서울특별시 문화상 관광분야 / 2006 문화예술 진흥상 외 다수 수상

-2009년부터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을 맡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무엇인가?
“취임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한국관광의 대표성 회복, 중앙회 및 회원사 재정 건전화 달성, 지역 및 업종별협회와 함께하는 중앙회 육성 등에 무엇보다 집중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회원 권익보호를 위해 여행업본부를 신설해 여행업법 제정 촉진, TASF(여행업무취급수수료) 제도의 정착 등을 위해 앞장섰으며,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매달 베스트여행상품을 발굴 및 지원하고 국내여행 포털 격인 ‘온라인 여행상품 장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중앙회 대국민 인지도 제고를 위해 ‘익사이팅코리아’를 창간하고 일반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게끔 했으며, 인천공항 입국심사대 추진 등 환대서비스의 배가, 그리고 민간단체로서 한국관광의 대표성을 회복한 일 등이 대표적이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업계의 상생과 화합을 위한 각종 사업을 벌일 예정이며, 문화부와 관광공사가 떠나는 서울에서 한국 관광을 우리 중앙회가 지켜낼 수 있도록 관광공사 건물을 인수해 명실상부한 관광센터를 건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다.”

-현재 가수 싸이의 세계적인 인기로 한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에 따라 관광객 숫자도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류 관련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협회 차원의 기획이나 행사가 있는지?
“최근 ‘강남스타일’ 덕분에 지난달 21일 미국 언론 NBC뉴스에서 ‘강남스타일을 여행하는 방법’이란 제목으로 강남을 관광명소로 소개하며, 강남의 고급문화, 성형 의료, 봉은사, 코엑스 등을 방영한 적이 있다. 관광 당국이 수년 간 ‘강남 관광’ 활성화를 위해 각종 노력을 벌여왔지만 가시적 성과를 보기는 힘들었던 게 사실이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인들이 호기심을 갖고 강남을 바라보고 있다. 가수 한 명의 힘으로 한국 관광의 새 지평이 열리는 것을 보면서, 문화콘텐츠의 파급효과가 엄청남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명의 스타가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 관점에서 다양한 상품과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로 발전돼 한국의 관광산업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현재와 같은 외래 관광객 확대를 이룩할 수 있었던 거다. 이처럼 한류 등 문화콘텐츠는 자연스럽게 관광 상품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중앙회 차원에서도 이런 문화콘텐츠들을 활용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여행업본부를 중심으로 연구를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중앙회에서 운영하는 한국관광명품점의 납품 기념품 업체를 방문해 제조 과정 체험 등을 관광 상품화 시킬 수 있도록 팸투어를 진행했다. 마치 우리가 유럽의 와인농장 투어, 맥주공장 투어를 즐기듯, 외래 관광객들 또한 우리 전통상품의 제조에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2010년부터 시작된 '한국방문의해'의 마지막 해이다. 천만 명을 넘어선 관광객 유치 외에 소득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지난 3년간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 2008년과 비교해 무려 42%나 증가했다. 특히 지난 방문의해 기간 동안 인바운드 관광객 증가세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사스부터 북한 도발, 구제역, 일본 대지진 등이 많은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큰 성장을 이룩한 것은 세계인들의 의식 속에 한국이 정말 매력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또한 최근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로 세계 인식이 변해가고 있는 추세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여행업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중소여행사들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을 좀 더 상세히 설명 부탁한다.
“올해 독도문제, 연이은 태풍, 물가 상승, 경제 불황 등 각종 악재로 중소 여행업체들은 어려운 현황에 처해 있다. 여기에 대기업, 신용카드업체, 언론사 등이 최근 여행업에 뛰어들면서 순수 여행업체의 시장기반을 와해하고 구조적인 불공정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 문화부의  관광사업체기초통계조사에 따르면 여행업은 대부분의 업체가 매출액 규모, 종사자 규모, 자본금 규모의 조사구간 상한선이 대기업의 1%~5%에 불과한 중소기업으로, 특히 업체의 99.39%는 상시종사원이 50명 미만(2010년 기준)이기 때문에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야만 시장안성성과 산업 평화, 고급인력의 지속적 고용유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지난달 27일 제39회 관광의날기념식을 개최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수상자 선정 폭을 넓혔다고 한 것으로 안다. 그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설명 부탁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금탑산업훈장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 한국관광공사장의 상 등 총 192명이 수상을 했습니다. 관광산업 현장의 호텔, 여행사, 항공사, 관광담당 공무원, 관광고등학교 교사, 대학의 관광학과 교수 등 관광을 통해 주요 국정과제 추진 및 국격 제고에 기여한 관광인들의 관광진흥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수상하게 된 거다. 특히 올 행사는 표면에 드러나지 않게 선행한 현장종사자, 관광분야에서 성실하고 창의적으로 일하면서 뛰어난 공적을 거둔 숨은 유공자 등 관광산업 현장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포상 대상에 선정했다.”

-이외에도 관광의날 기념 행사가 있었는가? 관광의 날은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한 날로, 관광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날이다. 관광 소비의 주체인 국민을 위한 행사는 없었는지 궁금하다.
“중앙회가 개최하는 ‘관광의날 기념식’ 외에도 매년 9월 27일인 세계관광의날을 전후로 해 전국 시도관광협회 주관으로 각 지역에서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전국의 각 지역에서 지역관광 활성화에 일조한 관광인들에게 포상을 하고, 한마음으로 체육대회를 실시하는 등 지역 관광인과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바가지요금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처럼 한국관광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와 그에 따른 해결방안은?
“올해 들어 택시 요금, 동대문 시장 등의 바가지요금이 한국 관광 발전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면서, 중앙회는 업계 자정 캠페인을 2회 실시한 바 있다. 지난 7월 명동의 상가들을 대상으로, 9월에는 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바가지요금 근절 캠페인을 펼쳤다. 또 중국인 관광객 10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문화부와 함께 관광 수용태세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관광선진화를 위해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건 무엇인가?
“외래 관광객 천만 명 입국을 앞두고 있는 한국의 최대 과제는 바로 질적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양적으로 성장해야 질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사랑하고 충성도가 강한 관광객을 보유해 재방문율을 높여야 한다. 그 일환으로 저희 중앙회는 지난 7월 청와대에서 열린 ‘내수활성화 토론회’에서 중국인관광객 입국사증 대폭 완화를 거론했고, 실제로 8월부터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중국인에게는 비자 발급이 훨씬 쉬워져 중국인의 재방문율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 예상된다. 다음 목표는 2020년 2000만 외래객 유치 달성, 지난해 6위를 차지했던 ‘아시아태평양 국가 내 관광산업 경쟁력’ 부문 1위, 국민의 국내여행일수 30일(2010년 기준 8일)을 달성하는 거다. 한국관광의 큰 미래를 기대 바란다.”

-끝으로 관광업계와 정부에 한 말씀해 달라.
“‘2010~2012 한국방문의해’ 기간 동안 양적인 급속 성장을 이뤘다면, 이제는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할 때다. 한국관광시장의 대량·단체·덤핑 관광으로 인해 낮아지는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는 실질적인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하고, 외래 관광객들에게는 국가 브랜드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K-pop 스타 등 대중적 오피니언 리더를 적극 활용한 홍보마케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부족한 객실 문제 등 하드웨어 경쟁력 강화도 절실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중장기 적으로는 하드웨어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며, 업계는 저가관광, 바가지요금 등 고질적 문제들을 지양하고 자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거다. 국민들 또한 외래 관광객에 친절한 한국을 보여주십사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