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에게 포옥 빠진 사랑, 그 넓이는?
수녀에게 포옥 빠진 사랑, 그 넓이는?
  • 이푸름 기자
  • 승인 2012.12.10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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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목사 최일도 삶 이야기, 김현식 노래 곁들여

 

첫눈에 5살이나 더 많은 수녀에게 포옥 빠지게 되는 사랑... 그 사랑이 지닌 깊이와 넓이는 얼마만 한 것일까. 이 세상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몸과 마음에 새길 수밖에 없는 영원한 화두 사랑... 너는 대체 어떤 모습과 어떤 빛깔로 이 세상 사람들을 웃게 하고, 울리게 하고, 화나게 하고, 기다리게 하고, 그리워하게 하는 것일까.

오는 19일(수) 제18대 대선을 하루 앞두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이 무대에 올라 겨울을 나는 가난한 이들 추운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서울시뮤지컬단(단장 유인택)이 12월 18일(화)부터 29일(토)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송년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줄임말 ‘밥퍼’)이 그것.

이 뮤지컬은 12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였던 최일도 원작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도서출판 다일)을 밑그림으로 삼고 있다.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 무대에 오르는 이번 작품은 ‘밥퍼’ 목사로 널리 알려진 최일도가 겪은 자잘하고도 큰 사랑이 담긴 삶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로 촘촘하게 다뤄진다.

살아 있는 사람을 뮤지컬 무대로 옮기는 일은 이번이 처음인 ‘밥퍼’는 목사 최일도 뒤에 숨겨진 인간 최일도가 살아온 삶, 그가 지닌 삶이 말하는 승화된 사랑, 진정한 나눔 사랑이 무대 위에 그려진다. 전도사 최일도와 5살이나 많은 수녀가 나누는 위험한 사랑... 그 사랑은 마침내 우리 사회에서 버림받은 청량리 588에서 나눔 사랑으로 타오른다.

이 뮤지컬은 1979년 봄, 시위대에 휘말려 서울 명동성당으로 피한 전도사 최일도가 5살이나 많은 수녀 로즈를 보고 첫 눈에 사랑에 폭 빠지는 것으로 문을 연다. 최일도는 2년이 흐른 뒤 그 사랑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절망하며 바다에 뛰어들 생각으로 배에 오른다. 로즈 수녀는 그 순간 그에게 죽지 말라고 빈다.

최일도와 로즈는 그때부터 온갖 어려움을 딛고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된다. 최일도와 살갑게 지내는 벗이었던 가수 김현식은 결혼식에서 두 사람이 지닌 깊은 사랑을 노래하며 축하한다. 로즈 수녀와 결혼을 한 뒤 행복하게 살던 최일도는 우연히 청량리역에서 밥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쓰러진 노인을 바라보며, 이들에게 밥을 공짜로 나눠주는 나눔 사랑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 뮤지컬이 지닌 또 하나 백미는 고 김현식이 살아 있을 때 불러 큰 인기를 누렸던 ‘내사랑 내곁에’와 ‘사랑사랑사랑’을 뮤지컬 넘버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일도 역은 박봉진(서울시뮤지컬단)과 임현수가 맡았다. 박봉진은 서울시뮤지컬단원으로 2009년 한일문화예술교류공연 ‘침묵의 소리’를 통해 일본 투어공연에서 일본 언론사로부터 높이 평가받은 바 있는 연기파 배우다.

임현수는 2010년, 2011년 ‘피맛골 연가’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큰 박수를 받은 뒤 1년 만에 주역을 맡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다시 선다. 그는 지금 ‘영웅’에서 안중근 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를 펼치고 있으며,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창작뮤지컬 지원육성사업 선정작 ‘인당수 사랑가’ 등 창작뮤지컬에 땀을 쏟고 있다.

최일도 목사를 첫 눈에 반하게 만든 5살 많은 로즈 수녀 역은 서울시뮤지컬단 대표 여배우 홍은주가 맡았다. 관람료는 3만 원부터 12만 원까지. 서울시뮤지컬단은 조기예매할인 30%(11월 21일까지 예매자에 한 함), 첫술할인(첫 공연) 40%, 선거Day 할인 40% 등 여러 가지 할인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02-399-1114.

서울시뮤지컬단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세종문화회관 안에 있는 시립 뮤지컬단이다.이 단체는 우리나라에서는 첫 뮤지컬단으로 우리나라 뮤지컬 역사에서 가장 오랜 연륜와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외국 전통 뮤지컬과 우리나라 작품을 두루 공연하고 있다. 이 단체는 우리나라 전통예술과 우리 문화가 지닌 우수성을 뮤지컬이라는 형식에 담아 지구촌에 널리 알리고자 만들어졌다.

2012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쪽방촌 사람들이나 우리 사회 그늘진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자는 캠페인이 유행처럼 번지곤 했지만 올해는 대선 때문에 시들한 것만 같다. 그래서일까.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이란 말만 들어도 추운 음지가 금세 따스한 양지로 바뀌는 것만 같다. 그래. 올 연말에는 우리 모두 ‘밥 짓는 시인’이 되어 춥고 가난한 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퍼주는 그런 하루하루를 일궈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