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북도립미술관에선 리히텐슈타인을 만날 수 있다
지금 전북도립미술관에선 리히텐슈타인을 만날 수 있다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2.12.1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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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미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허문 팝아트의 거장 리히텐슈타인 『바다풍경』

세계미술거장전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가 열리고 있는 전북도립미술관에 완연한 겨울이 찾아왔다. 영하로 떨어지는 추위에도 연일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로 개막 8주차 7만5천여 명을 넘어섰다.

로이 리히텐슈타인作 <바다풍경> ⓒ Estate of Roy Lichtenstein - SACK, Korea, 2012

열기가 점점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미술거장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4전시실은 라우센버그, 리히텐슈타인, 앤디워홀 등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팝아트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우리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인 표지판, 만화, 유명 연예인의 이미지 등을 적극적으로 주제 삼은 팝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고급미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허문 팝아트의 거장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에 주목해 보자.

국내에서 비자금 파문으로 인해 여론에 집중 조명을 받은 '행복한 눈물'이란 작품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리히텐슈타인은 미국을 대표하는 팝아티스트이다.

제4전시실에 전시된 수많은 점(망점)으로 채워진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바다풍경』은 43×55㎝의 작은 사이즈로, 플라스틱이라는 주변의 흔한 소재와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해 하늘과 바다를 표현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지에서는‘상업 만화 이미지’를 캔버스에 옮겨 놓은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보고“미국에서 가장 형편없는 예술가들 가운데 하나”로 비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리히텐슈타인의 '방 전체를 볼 수 있어요'란 작품이 경매사상 최고가인 4천 320만달러(490억원)에 낙찰됐고, '행복한 눈물'의 거래가격은 716만달러(약 86억원)로 추정된다.

리히텐슈타인의 만화그림이 이처럼 엄청난 가격으로 형성된 이유는 저급한 문화로 생각됐던 만화라는 소재를 예술로 품어 세상의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어려운 고차원 예술보다,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화로 대중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자 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