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책] 나는 운명처럼 고향으로 돌아왔다
[새로나온책] 나는 운명처럼 고향으로 돌아왔다
  • 이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12.12.1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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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마동욱 4번째 사진집 <탐진강의 속살>을 보고 읽으며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1988년부터 고향 장흥을 사진에 담고 있고, 수차례 고향 사진전을 열고 있는 사진작가 마동욱(54). 그가 4번째 사진집 <탐진강의 속살>(호영)을 펴냈다. 이 사진집에는 고향 장흥뿐만 아니라 탐진강을 따라 장흥과 서로 살갑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영암군, 강진군이 지니고 있는 속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사진집이 지닌 깊은 정과 빛나는 아름다움은 잘 찍은 사진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영암, 장흥, 강진, 이 3개 군을 담은 사진 곳곳에 시인과 기자들이 길라잡이처럼 적어놓은 정겨운 글들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책장을 넘기며 읽고 바라보는 이 글과 사진들은 어떤 때는 시로, 어떤 때는 수필이나 소설로, 어떤 때는 소꿉동무나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집으로 슬며시 다가선다.

사진작가 마동욱은 <탐진강의 속살>을 펴낸 뒤 지난 10월 19일(금) 저녁 5시 장흥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탐진강의 속살 사진집 출판기념식’ 및 사진전시회도 함께 열었다. 이 사진 전시회는 10월 21일(일)까지 3일 동안 열렸다. 10월 25일(목)에도 강진읍 강진아트홀에서 ‘탐진강의 속살 사진집’ 2차 출판기념식과 함께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작가 마동욱은 지난 11월 9일(금) 전화통화에서 “1992년 고향에서 사진전을 열고 난 뒤 서울에서 고향사진전을 열 때 참 황당한 일을 겪기도 했다”고 입을 뗀다. 그는 “나는 내 고향마을을 사진에 담아 널리 알리고 싶었다”며 “하지만 언론들은 점점 빠르게 사라지는 우리 고향마을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게 아니라 댐 건설로 물에 잠기는 마을과 마을사람들 이야기만 잔뜩 썼다”고 아쉬워했다.

사진집 <탐진강의 속살>에는 사진작가 마동욱이 20여 년 동안 찍어온 탐진강 모습을 한 자리에 모은 책이다. 살아 꿈틀거리는 탐진강, 그 속살을 제대로 보고 쓰다듬으려면 이 책 한 권이면 더함도 덜함도 없다는 그 말이다. 그 참! 부럽다. 서울을 비롯한 여러 곳을 떠돌며 식의주를 이어가던 그가 모든 것을 떨치고 고향에 내려가 장승처럼 버티며 고향을 떡하니 지키고 있으니...

이 두툼한 사진집 곳곳에서 윤슬을 톡톡 터뜨리며 흐르고 있는 탐진강 물줄기는 크게 세 곳이다. 강 나들목이라 할 수 있는 영암군에서 물꼬를 트기 시작한 탐진강, 강 배꼽이라 할 수 있는 장흥군을 안방처럼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는 탐진강, 강 꼬리라 할 수 있는 강진군을 아쉬운 듯 꼬옥 부여잡고 있는 탐진강이 그 강들이다.

시인 김선욱은 ‘살아있는 탐진강 재현으로 감동을 주다’라는 글에서 “이번 사진집에 실린 마동욱의 사진들은 정지된 그림으로서 모습이 아니다”며 “꿈틀거리며 생동하는 탐진강의 몸뚱이가 그대로 담겨 있다. 강은 끊임없이 살아 생동한다. 하여 일 년 365일 동안 내내 같은 얼굴은 없다. 마동욱은 탐진강을 보면서 아파하고, 외로워하고 기뻐하는 ‘희노애락을 가진 하나의 생명체’로 보았다”고 적었다.

사진작가 마동욱은 1958년 전남 장흥군 안양면 학송리에서 태어나 1988년부터 고향인 장흥을 사진에 담고 있고, 수차례에 걸쳐 사진전을 열었다. 1995년에는 서울 양천구 지방선거 사진집 <뜨거운 함성>을, 1998년에는 장흥댐 수몰지역 사진집(김창남 글) <아 물에 잠길 내 고향>을 펴냈다.

2000년에는 러시아 블라디에서 뻬쩨르부르그까지 철길여행산문집(김선욱 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달린다>를, 2009년에는 전남 장흥군 마을과 사람들 사진집 <정남진의 빛과 그림자>를, 2010년에는 장흥 해당산업단지 조성으로 사라진 마을 사진집 <그리운 추억의 고향마을>을 펴냈다. 그는 지금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고향사진을 올리고 있다. ‘마동욱의 고향이야기’(http://blog.ohmynews.com/bic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