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기행 - 88] 인천개항 현장으로의 시간 여행
[박물관기행 - 88] 인천개항 현장으로의 시간 여행
  • 한국박물관연구소
  • 승인 2013.01.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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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인천시 중구 신포로 거리에는 개항기 인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들이 시선을 잡아끄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는 구 일본18은행인천지점(舊日本一八銀行仁川支店)은 외관에서 풍기는 고즈넉한 역사성이 눈길을 끈다. 이 역사적인 건축물은 2006년도부터는 리모델링을 거쳐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탈바꿈하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 박물관 전경
▲ 박물관 정문

이 건축물이 태어난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 나가사키(長錡)의 상인들은 상해에 수입되었던 영국 면직물을 수입하여 한국시장에 다시 수출하는 중개무역으로 큰 이익을 거두었다. 이에 따라 이들을 대상으로 나가사키에 본점을 둔 18은행이 1890년 10월에 인천지점을 개설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이 은행을 비롯한 당시 건립된 7개의 은행과 13곳의 보험사는 천일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본인 소유였다는 사실에서 일본이 한국의 금융계를 지배하고자 하는 목적이었음을 알게 해준다. 그렇게 설립된 이 은행은 은행으로서 업무가 언제까지 계속되었는지는 기록이 없어 알 수 없으며, 이후 1936년 조선식산은행 인천지점, 1954년에 상공은행과 신탁은행의 합병으로 발족한 한국흥업은행 인천지점으로 사용된 이후, 1992년까지 카페로 사용되다가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단층으로 되어있는 건물의 형태 및 건축적 특징을 보면, 우선 전체적으로 서양식 건축 기법과 고전적 장식의 절충주의 양식을 취하고 있다. 벽체는 조적(組積) 위에 몰탈마감으로 기둥부위와 기단부위는 돌로 마감되어 있다. 출입구의 석주 장식은 아주 정교하게 시공되어 있으며 지붕은 목조트러스 위에 일식기와로 모임지붕 형태를 하고 있다.

전시관은 인천 주요 근대건축물 모형과 영상 자료 등을 소장·전시하고 있으며, 인접한 일본제1은행 건물(인천시 지정 유형문화재·중앙동 1가 9-2)을 개조해 문을 연 ‘인천개항박물관’과 구 일본우선주식회사(등록문화재 제248호)을 개조해 현대미술관으로 자리 잡은 ‘인천아트플렛폼’,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4호 단청장 기능보유자인 정성길선생이 설립한 ‘해명단청박물관’, 차이나타운에 건립 중에 있는 ‘자장면박물관’과 더불어 이 지역은 인천의 대표적인 뮤지엄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 박물관 내부 전경

지상 1층에 총 건물면적 225㎡(대지면적 469.4㎡) 규모로 되어있는 이 전시관은 정문현관을 들어서면 먼저 우측에 안내데스크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관람객을 위한 정보전달과 홍보물 비치, 전시관 안내, 각종 전시물에 관한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안내데스크 바로 앞부터 전시공간이 펼쳐진다. 전시장은 총 3개의 존(ZONE)으로 구성되어있다. 제1존은 개항초기의 상황을 설명 하는 안내 패널 및 음향 효과를 제공하고 있으며, 제2존은 개항기 당시 국제정세 및 역사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 자료 및 당시 이미지 안내 패널 이 제공된다. 마지막 제3존은 ‘건물이 역사되어 근대를 말한다.’ 라고 명명된 전시공간은 이 박물관의 핵심이다. 

여기에는 답동성당 등 현존하는 주요 근대건축물 모형 11점, 존스턴별장 등 소실건축물 모형 3점 14점의 건축물이 균일하게 축적되어 잘 전시되어있음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개항 당시의 시대 상황과 근대화가 시작된 제물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으며 영상자료, 그리고 개항기 당시 중구의 모습을 담은 대형 디오라마(1점), 방문기념 개항 풍경 탁본 체험 코너, 개항기 당시 엽서, 사진, 건축 자재 등 자료를 전시하는 코너도 구성되어있다. 

▲ 옛 건물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발물관 천정

끝으로 박물관 밖으로 나가면 야외휴식공간이 준비되어있는데, 개항기 모습을 담을 수 있는 포토 존과 당시 건축물 부조(5점), 관광안내를 위한 KIOSK등이 설치 되어있어 특히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휴식과 관광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신포로 거리에는 이들 근대건축물을 활용한 전시시설 외에도 제물포구락부, 일본 58은행, 대한성공회 내동교회, 청국영사관 회의청, 인천우체국 건물 등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근대건축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주변에 있는 ‘인천개항박물관’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보다 늦은 지난 2010년 10월 인천시 중구청에 의해 문을 열었다. 이 박물관에는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부터 일제강점이 시작되는 1910년 이전까지의 대표적인 유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으로 변신한 일본제1은행은 1883년에 건축된 총면적 428㎡, 지상 2층 규모의 석조 건물로 그 자체가 ‘개항장 인천’을 보여 주는 상징적 건축물이다. 2006년 건물을 매입한 중구는 각계의 자문을 받아 근대건축물로서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전시가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했다. 

이 두 박물관을 건립하고 관리하고 있는 인천시 중구청 관계자는 “서구 근대문물의 대부분이 인천을 거쳐 서울 등 국내 각지로 소개됐다는 점에서 인천은 ‘개항기 서구 근대문물의 수용로’로 평가되기도 한다”며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과 인천개항박물관은 인천이라는 개항장을 통해 처음으로 소개된 근대문화의 모습은 물론, 개항 이후 근대 인천의 면모를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 중앙로 주변 이정표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의 관람시간은 오전 9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및 추석연휴는 휴관이다. 관람료는 일반 500원, 청소년 300원, 어린이 200원이다. 평균 1시간(전시물에 관한 해설 제공)정도의 관람소요시간이 필요하다. 이 지역은 슬로우 뮤지엄 벨트라고 할 수 있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도보로 둘러본다면 인천은 물론 우리나라 근대역사와 문화의 한 단면을 이해하는데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http://www.icjgss.or.kr/architecture/index.asp),  인천개항박물관(http://www.icjgss.or.kr/open_port/index.asp) 사이트 발췌 및 참조

위치: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23번길 77(중앙동 2가 24-1). 문의: 032-760-7549

한국박물관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