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발가락의 해방 노래
윤재걸 시인
내일부턴 흰 고무신을 신어야겠어!
젊잖고 단정한 걸음걸이로
나의 몸무게 정직하게 담아줄
흙 묻은 흰 고무신을 신어야겠어.
냄새나는 가죽신 벗어던지고
선반에 버려둔 십일 문짜리
작은 흰 고무신에 담긴
발의 발가락의 해방解放 노래 벗 삼아
해남 옥천의 동리 벌,
고향의 논밭 길을 다져야겠어.
윤재걸 시인은 언론인 출신으로 고산 윤선도 선생의 11대 직손이다. 윤 시인이 고향으로 내려가 고산 선조가 이룩한 위대한 문학적 업적을 이어받아 ‘목숨을 걸고 말과 글로 세상을 밝히려 한’ 선조의 올곧은 진면목을 재조명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가 시인이기에 앞서 참언론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것도 선조의 이같은 정신자세와 결코 무관치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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