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人間)과 자연(自然)은 상응(相應)한다
인간(人間)과 자연(自然)은 상응(相應)한다
  • 민영기 원장
  • 승인 2008.11.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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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한의원 대표원장

    경희대 한의학 석·박사      현 고려대 보건과학대 교수 케이비 한의원 대표원장
인간은 자연환경과 서로 적응해 나가지 않으면 한시도 생명을 보존할 수 없다.
자연이 가져오는 변화에 인체는 반드시 반응을 일으킨다는 말이다. 옛 글을 보면, ‘위로는 하늘의 법칙을 알고 아래로는 땅의 이치를 알며, 가운데로는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을 알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다스림에 있어 하늘의 법칙을 따르지 않고, 땅의 이치를 따르지 않으면 재해가 따른다’ 고 하였다. 이것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지적한 말이다.

대개의 질병들은 일반적으로 아침에 가볍고, 정오에 소강상태를 유지하며, 일몰이 되면 심해지기 시작해 야간에는 더욱 더 심해진다. 이것은 우리의 몸이 하루의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후의 신경통, 관절질환, 고혈압 증상 같은 순환기 질환은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봄의 기운은 탄생(生)을 다스리고, 여름의 기운은 성장(長)을 다스리며, 가을의 기운은 수렴(收)을 다스리고 겨울의 기운은 저장(藏)을 다스린다. 이것은 1년을 주기로 한 기(氣)의 변화 과정이지만 하루를 주기로 해서도 마찬가지다. 즉 아침은 봄에 해당하고, 낮은 여름에, 일몰은 가을에, 밤은 겨울에 해당한다.

인체는 사계절의 변화 발전 과정의 규율에 상응하기 때문에 병의 증상은 이에 따라 변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아침에는 신체의 기능이 왕성해지기 시작하는 데 이것은 봄의 기운에 상응하는 것이다. 이 때 병의 기운은 약해지므로 비교적 증상이 가볍다.

정오에는 인체의 기능이 왕성해져서 여름의 성장기운과 같으므로 병의 기운이 활동 할 수 없어 증상이 비교적 없다. 일몰이 되면 인체의 기능이 가을의 수렴기운과 상응하여 수축 감퇴되어 병의 기운이 활발해진다. 따라서 증상이 다시 심해지기 시작한다.

밤이 되면 인체의 기능은 휴식상태로 들어간다. 이는 겨울의 저장기운과 같아지므로 병이 기운이 전신에 퍼져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질병의 치료에도 이러한 상은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봄은 기운이 상승 발산하기 때문에 맛이 쓰거나 찬 성질의 음식이나 약재를 많이 먹으면 양의 기운을 깎아 내리게 된다. 여름에는 날씨가 더우므로 맵거나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나 약재를 많이 먹게 되면 음의 기운을 상할 우려가 있으니 좋지 않다.

가을에는 기후가 건조하므로 습기를 말리는 음식이나 약재를 많이 먹으면 진액을 소모시키게 된다. 겨울은 차고 갈무리하는 게절이니 땀을 내게 하거나 설사하게 하는 음식이나 약재를 많이 먹게 되면 양의 기운을 손상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인간과 자연계는 서로 상응하므로 하나의 전체적인 사고(思考)를 갖고 이에 따라 질병을 예방하고 증상의 변화와 시기에 맞춰 요양(療養)케 하고 투약(投藥)하는 치료방법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는 대자연의 법칙에 의존하지 않고는 생명활동을 유지할 수 없으며, 계절의 변화라는 자연의 규율에 순응하여 생명활동의 과정을 완성함으로써 인간의 존귀성이 있다는 말이며, “인간(人間)과 자연(自然)은 상응(相應)한다”는 한의학(韓醫學)의 관념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