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불명 연복사탑중창비, 시민 제보로 행방 찾아
소재 불명 연복사탑중창비, 시민 제보로 행방 찾아
  • 권지윤 기자
  • 승인 2013.03.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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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1일부터 30일간 예고 통해 서울시의 문화재로 지정 예정

그간 학계에 소재 불명으로 알려졌던 연복사탑중창비가 시민의 제보로 그 행방을 찾고, 서울시의 문화재로 지정된다.

현재 용산철도회관(용산구 한강로 4가 40-1010)에 있는 연복사탑중창비

연복사탑중창비(演福寺塔重創碑)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공덕으로 다시 세워진 연복사 오층불탑(목탑)의 건립내력을 담은 비석이다.

1494년에 세워진 연복사탑중창비의 비신(碑身) 부분은 망실됐으나 귀부(龜趺)와 이수(螭首) 부분만은 온전하게 옛 절터에 남겨졌었다. 이 유서깊은 비석은 일제에 의한 국권침탈이 본격화하던 100여 년 전 무렵에 서울 용산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연복사탑중창비는 최근까지도 서울 용산으로 옮겨졌다는 간략한 사실만 학계에서 파악되고 있었을 뿐 정확한 소재지가 미처 확인되지 못한 상태였다.

소재불명이었던 연복사탑중창비의 행방을 찾을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초석을 마련한 이는 일제강점기 동안 여기 저기 흩어진 우리 문화재 찾기에 힘을 기울여 연구해왔던 이순우 씨이다.

이순우씨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여기저기로 흩어진 우리 문화재(특히 석조유물)의 원위치 및 소재지 찾기에 힘을 기울이며 관련 저서를 발간해왔다. 연복사탑중창비의 행방을 찾는 일도 그의 주요한 관심사여서 연복사탑중창비의 소재지와 관련한 몇 건의 자료를 인터넷 카페 '일그러진 근대 역사의 흔적'에 게재했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 2월 24일 큰 결실을 맺게 되는데, 카페회원인 김석중 씨가 '우연히 길을 가다 연복사탑중창비를 발견했다'는 글을 올렸고, 이로써 그간 행방이 묘연했던 연복사탑중창비가 세상에 다시 알려졌다. 한 시민의 눈썰미가 제자리 잃은 문화재의 행방을 찾고 드디어 그 가치를 밝히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코레일과 보존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서울시 문화재위원회 조사와 사전심의를 통해 문화재 지정가치를 확인하고 이번에 문화재 지정계획을  이달 21일부터 30일 동안 예고한다.

예고기간 중 각계 의견 수렴을 거치고 올 4월 문화재 위원회의 2차 심의를 마친 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최종 고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