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음악이란 무엇인가?
[음악칼럼] 음악이란 무엇인가?
  • 정현구 남양주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 승인 2013.03.29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 호부터 정현구 남양주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음악칼럼이 연재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정현구 남양주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노바아르테 음악감독)
음악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소리를 매개로 느낌이나 정서 그리고 사상을 표현하는 예술’이라 되어 있다. 이것은 넓은 의미에서 또 다른 의사소통의 수단이라 볼 수 있으므로 음악은 또 다른 언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보편적인 언어 능력은 인간이 천부적으로 타고 나는 능력이다. 그것은 인간 정신의 특유한 능력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언어나 음악이나 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음악에서 바른 소통의 원리를 찾아 삶에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자로는 ‘音(소리)樂(즐거움)’이라 표기한다. 여기에서 음악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소통의 원리를 찾을 수 있다. 일단 소리의 기본적인 성질을 알아야 한다.

소리(音)는 빛에 비해 유연하다. 소리는 진행을 하다 장애물을 만나면 반사하거나 흡수되거나 굴절 또는 회절(回折)하는 성질을 갖는다.

소리의 성질을 통해 보는 소통의 첫째는 반사성이다. 상대방과 대화함에 있어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여 인정함으로 맞장구를 쳐주어야 한다. 이럴 때 대화의 상대방은 기쁨으로 대화를 이어가며 자신이 존중받음으로 인해 듣는 이를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흡수성이다. 소리는 물체를 이루는 물질의 성질에 따라 적절히 흡수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상대방에 따라 자신의 의견이 이해되도록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 그 바탕은 상대방의 지적 수준에 맞춘 어휘를 선택하는 데에 있다. 나만의 언어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셋째는 회절성이다. 소리는 어떠한 물체를 만나면 돌아서 나간다. 벽 뒤에서 하는 이야기나 음악이 들리는 것은 바로 이 회절성 때문이다. 우리가 소통함에 있어 자신만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토해내고 상대와 대립하지 않아야 한다. 좀 소통이 힘들다 싶으면 부딪히지 말고 한 템포 늦추어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

즐거움을 뜻하는 樂이라는 글자는 북을 치는 모습을 나타낸다. 고대에 북을 치는 행위는 제사를 뜻 한다. 제사란 대상에 대한 경외이다. 존경하는 마음이 없다면 올바른 제사의 행위가 아닌 것이다. 즉, 상대방을 존경할 때 자연 발생적으로 내면에 생겨나는 것이 즐거움이라 볼 수 있다. 서로에게 즐거움을 주고 즐거움을 느끼려면 존경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점점 사라지고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는 풍조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사회는 발전해가지만 각 개인은 고립되고 단절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한 템포 늦춰서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음악을 듣는 삶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참된 소통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따사로운 햇살이 봄바람에 춤을 추듯이 우리도 음악에 맞춰 아름다운 소통의 원무를 추었으면 좋겠다. 서로가 서로에게 즐거운 음악이 되었으면 좋겠다.

“음악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경험의 신비이다.”-아인쉬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