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낙안읍성 문 닫자” 순천시 막말 파문
“순천낙안읍성 문 닫자” 순천시 막말 파문
  • 김지완 기자
  • 승인 2013.05.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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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고인돌 공원 가리는 관광안내소… 주민 건의 무시하고 신축

순천시 고위 공직자가 “낙안읍성 폐쇄” 등 극단적인 망말 발언을 해 낙안읍성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최근 순천시와 문화재청은 기존에 위치한 관광안내소가 공간이 협소하고 낡아다는 이유로, 낙안읍성 동문 앞에 관광안내소(고옥형태 사무실, 건축비 9600만원)를 설치했다. 또한 순천시는 정원박람회를 앞두고 관광객이 몰려들 것에 대비해 안내소를 신축했다.

주민들은 기존에 설치된 안내소와 매표소가 낙안읍성의 중요한 문화재를 가린다며 이전해줄 것으로 수차례 건의해오고 있었는데, 오히려 주민들의 의사는 무시한 채 더 크게 관광안내소를 새로 세워 낙안읍성 문화재를 완전히 가리게 됐다.

주민들의 입장은 안내소 신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설치된 안내소·매표소·관광안내도 일주문만으로도 낙안읍성의 중요한 문화재인 '선사시대 고인돌 군락'을 가리니, 맞은편 공간으로 이전해줄 것을 수 년간에 걸쳐 여러 차례 건의했었다.

현재 주민들은 순천시가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더 크게 관광안내소를 신축하며, 기존 건축물들 사이로 조금이나마 보이던 선사문화유적지 고인돌 군락을 관광안내소를 신축하면서 담장처럼 완전히 가려버렸다며 신축 관광안내소의 이전 및 철거를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순천시평생학습문화센터소장과 낙안읍성관리소 성장, 계장 등 공무원 7명이 지난달 24일 낙안읍성보존회을 방문했다.

이날 송상수 보존회장이 “예전부터 고인돌 보존을 주장하며 안내판과 안내소 이전을 주장했는데 대놓고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안내소를 신설하면 되겠느냐”며, “이렇게 주민들 의사를 무시하면 낙안읍성에 오시는 관광객 출입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하자, 조병철 평생학습문화센터 소장(서기관)이 “주민들의 도장을 받아 오면 문화재청에 건의해 책임지고 읍성 문을 닫아주겠다”고 극단적인 발언을 해 일파만파로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낙안읍성보존회는 회원 72인 중 63인의 서명을 받아 읍성문을 닫아 달라고 지난달 26일 순천시에 건의서를 보내며, “동문 앞  고인돌 5기는 낙안읍성의 역사성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며 안내소의 이전 설치를 주장했다. 선사시대부터 내려온 고인돌 5기가 관광안내소 신설로 가려져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순천시는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관광객들의 동선을 고려해 매표소, 안내판, 관광안내소 순서로 설치한 것”이라며 이전할 뜻이 없음을 밝혀왔다.

순천시의 강경한 태도에 읍성 보존회는 지난달 29일 문화재청을 찾아가 안내소 이전 설치를 요구하는 주민 건의서를 전달하면서 읍성 관리주체를 순천시에서 문화재청으로 바꿔줄 것도 요청했다. 순천시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해달라고 피력한 것이다.

보존회는 이외에도 읍성 내 화단에 외래종 꽃인 튤립 등을 식재하고, 읍성 내 보안등 전신주를 국적 불명의 디자인 형태로 교체하는 등 낙안읍성의 고유의 분위기와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순천시 낙안읍성관리소’ 공무원들의 자질과 담당 공무원의 잦은 교체로 인한 행정 불신 등을 지적했다.

또한 입장료 수입총액을 공개하라는 주민 요구에 대해서는 '대외비'란 이유로 '종보공개청구'를 해야 알려주겠다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보존회에서 입장료 수입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입장권 판매원 혹은 검표원 중 한 자리를 주민대표기구인 보존회에서 맡겠다고 제안했으나 무시당했다.

현재 보존회는 담당 공무원들이 낙안읍성 입장료 수입금을 수 년간 1억 원 이상 횡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박승조 순천시 낙안읍성장은 “1980년대 세워진 안내판이 성곽을 가리는 문제가 있어 내년에 예산을 편성해 이전할 계획”이라며, “매표소와 관광안내소는 현재 위치에서 옮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