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찔러죽인 악녀 메디아, 창극으로 만나다
자식 찔러죽인 악녀 메디아, 창극으로 만나다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3.05.1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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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 <메디아> 한아름 작가·서재형 연출 부부, 황호준 작곡 참여

괴테가 극찬한 그리스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의 대표작 '메디아'가 국립창극단의 송-스루(song-through) 창극으로 태어나 22일부터 2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에게 첫 공개된다.

국립창극단 <메디아>

이번 작품은 수년 전부터 ‘메디아의 창극화’를 생각해왔다는 서재형·한아름 커플이 연출과 대본을 맡았으며, 오페라 '아랑'과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서 서재형 연출과 호흡을 맞춘 작곡가 황호준이 작창과 작곡 등 음악적 책임을 맡았다.

메디아는 조국의 보물을 훔치러온 남자에게 반해 친형제를 죽이고, 시숙부도 살해 교사하고, 급기야 배 아파 낳은 친자식도 찔러 죽인 팜므파탈의 대명사이다.

창극 '메디아'에서는 이런 메디아가 ‘과연 본성이 악한 여자였을까?’란 물음에서 시작해 ‘남편을 위해 악행을 뒤집어쓰지만 결국 버림받아 극단적인 선택에 몰리는 여자’로 메디아를 재해석하고 있다.

특히 원작을 다르게 해석한 것만으로도 흥미롭지만 원작 자체의 힘, 친자식 둘을 제 손으로 죽이는 내용적 줄거리의 충격 또한 엄청나다.

판소리가 지닌 한의 정서와 메디아의 정서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에 이번 작품은 밀도 높은 창작 소리극으로 꾸며져 정서적으로 공감대를 끌어내는 듯하다.

등장인물 모든 대사는 창(唱)이고, 그리스 비극의 주요한 특징인 코러스를 그대로 살려 코러스가 극의 전개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창극 역사상 가장 악한 히로인인 메디아는 주역 박애리와 신예 정은혜가 더블로 열연해 광적인 연기와 가슴을 후벼 파는 절창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여신동(무대), 김장연(영상), 김지연(의상), 강민숙(소품) 등 젊고 감각적인 스텝들의 비주얼 디자인도 기대된다.

티켓은 R석 5만원, S석 3원, A석 2만원이다. (문의 : 02-2280-4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