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술계 대학 각종 비리 또다시 도마에..
[단독]예술계 대학 각종 비리 또다시 도마에..
  • 신기원 기자
  • 승인 2013.08.16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입시, 채용비리 등 문광부 감사에 지적

예술계 대학의 각종 비리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학생들에게 금품을 강요하는가하면 입시비리에 교수임용비리 등이 재연되고 있어 문화예술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

끊이지 않는 이같은 예술계 대학 교수들의 비리는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에다 예술계 교수들의 호화사치 생활 등에서 빚어지는 태생적인 문제로 해석된다. 또한 공연에 들어가는 공연비 등이 다른 분야에 비해 많이 소요되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예술관련 대학의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당사자들의 도덕의식 부재와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이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이어져 온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며 차제에 이를 개혁할 계기가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K-Arts 무용단 정기공연 모습. H대학 무용원 모 교수는 학생들에게 각종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사실관계가 현재 감사원 특별감사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H대학 무용원비리
감사원 특별감사...입시비리와 과다사례비 연례 행사처럼 지적돼

예술관련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국내 최고의 예술대학으로 꼽히는 H대학 무용원 현대무용 실기과 J교수의 입시비리및 외부 행사시 과다한(기본급을 초과하는) 사례금을 받은 사실이 1차감사원 감사를 거쳐  현재 감사원 특별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교측은 이러한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무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H대 무용원의 경우 최근 A모 여자교수가 성희롱 발언을 해 남여학생들에게 큰 상처 안겨, 학교측이 해임한 사례도 있어 교수자질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무용원의 J모 교수는 학생들에게 각종 명목으로 금품을 강요해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H대 측은 감사원의 감사내용과 관련 “일반적인 관행상 집행된 일부 사안이 지적됐지만 사회적 물의를 빚을 만한 부정 비리는 없다고 할 수 있다”면서 상세한 설명을 회피했다.

무용원의 한 관계자는 “ J교수의 경우 과거 예술고등학교 강사시절부터 학생들에게 과욋돈을 강요해 물의을 빚은 전력도 있다”면서 “개인비리도 문제지만 내외의 지탄을 받는 자질미달 교수가 임용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J교수의 이런 비리 사실확인과 관련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J교수는 최근 올 가을 몇 차례 계획한 공연을 위해 대관해놨던 대학로 아르코극장 예약을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입시비리와 교수임용비리
금품받고 합격,채용..고전적 비리 아직도 횡횡

 금품을 받고 특정 학생을 합격시키는 전형적인 비리가 아직도 예술관련대학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실력있는 학생은 떨어지고 해당교수와 친하거나 뇌물을 준 학생이 입학하게 되는 것으로 해당 대학의 질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H대 무용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일단 미리 선발할 학생을 정해놓고, 내부/외부 심사위원에게 표시를 하여 이 학생에게 후한 점수를 주도록 했다. 이 비리를 주도한 교수나 담당자는 전형이 끝난 후 전리품을 나누듯이 심사위원 등에게 사례금을 분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례의 경우 심사 용지에 지운 흔적까지 남아있어 사후 발각에 대비해 철처히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까지 각 대학의 자정노력으로 여타 예술대학에서는 돈을 받고 특정학생을 입학시키는 등의 과거와 같은 입시비리는 거의 사라졌다. 따라서  H대 무용원의 입시비리는 과거 비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 교수 임용 댓가 3억~5억? 
 
 교수 임용도 입시비리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학내외의 견해이다. 교수 임용비리의 경우 예술관련 대학에서는 공공연하게 진행된다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해당자를 사전에 내정해 놓고 형식적인 임용절차를 밟고 있다. 학력, 이력심사와 면접 등에서도 사실상 서로 짜고 당사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어 임용되게 한다는 것이다. H대학 뿐만 아니라 S대학에서도 임용비리 의혹이 제기돼 한동안 구설수에 올랐다.

현재까지도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이 대학의 경우 3배수 규정 무시한 단독후보 선정에다 학위 미달 의혹 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총 7명의 지원자 가운데 특정인을 제외한 6명이 1단계 심사에서 탈락함에 따라, 2단계 심사는 특정인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심사규정에는 1단계에서 임용 예정 인원이 1명인 경우 3배수, 2명 이상인 경우 2배수나 3배수의 ‘면접 심사 대상자’를 선발하게 돼 있다.

학교 측은 측은 “2단계 심사 대상자는 연구실적평가에서 ‘우’ 이상을 받은 자에 한하는 규정이 있는데, A 외 이 기준을 충족하는 지원자가  없었기 때문이다”며 “연구실적평가는 심사위원의 절대평가로 측정된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기에 2차 단계로 2~3배의 인원을 올리지 못한 것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라 반박했지만 세인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심사였다.

교수 임용의 대가액수는 3~5억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자들 사이에 임용 뇌물이 당연시되다 보니 대가 액수가 3억원을 밑돌게 되면 “장사를 못했다”고 서로 얘기할 정도라는 것이다. 이 돈은 차후 심사위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일정부분 분배되지만 학과의 행사비 등 비공식적인 업무비용으로도 지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독재정권시절에 공기업등에서 산하기관이 일정한 비용을 상납하면 당사자들이 일부 사용하고 나머지는 비공식적인 업무비용으로 지출하는 경우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납금액은 결국 공기업 사업 선정 등에서 관련기업들이 보내는 뇌물성 상납금이다. 대학의 경우 상납주체가 학생이나 교수채용대기자가 되는 셈이다.  해당대학의 한 관계자는 “ 너무나 일반화되다 시피해서 교수의 임용 비리는 한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상당수의 임용이 비리에 해당 된다”고 토로했다. 관련 학계는 “이런 구태의연한 비리가 아직도 재연되는 것은 당자자들의 윤리의식부재에 따른 것 이기도 하지만 제도개선 차원에서 학교와 연관없는 심사위원들을 특별하게 위촉하는 등 임용심사 시스템을 개혁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금품상납으로 각종 특혜 받아 지위 상승,
임용후에도 금품주고 받기 일상화..상대교수 실적 올려 지위상승
 
 
교수 임용후에도 특정 지위를 놓고도 금품상납이 횡횡하고 있다. 문제가 된 J교수의 경우 6개월 안식년을 다녀오고도 교수평가에서 실적이 없는데도 a등급을 받아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일부 교수들은 무용 공연등 행사를 진행할 때 필요 없는 상도 만들어 수상하는 등 서로가 상대의 실적을 올려주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실적부풀리기를 통해 실적을 쌓고 이것이 지위상승의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사안은 교수간에도 여러 명목으로 수백에서 수천까지 금품을  주고 받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관련 대학의 한 관계자는 “심지어는 어느 교수가 해외 나갈 경우, 해당 통화로 환전하여 천만원대의 금액을 전달하는 일도 목격했다”면서 “모 교수는 무용원장이 되고자 시니어 교수들에게  시시때때로 금품을 전달했고 결국은 무용원장이 되었다” 밝혔다.
 

◇ 외부행사 과다 사례금 수수

외부 행사시 지급받는 금액은 공무원 법에 정해져 있음에도 예술계대학의 많은 교수들이 이를 무시하고 사례금을 받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관계기관이 이를 알고 최근에 학교측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는 공문을 내려보낸 사실도 있다. 그러나 예술계대학에서 이러한 외부행사 지급금액은 일상적이고 사소한 사례로 취급되며 큰 문제를 일으키지만 않으면 관행상 계속돼도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S 대학의 한 관계자는 “사실 이러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 관행상 거리낌없이 진행된 고질적인 문제이어서, 해당 교수들도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 도제식교육과 예술계 교수들의 호화사치 생활이 문제,
도제식 교육, 호화사치, 가치관 부재가 낳은 문제..의식개선과 시스템개혁 동시 추진돼야

예술계 대학의 이러한 비리는 과연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가? 왜 하필이면 다른 대학에 비해 예술계 대학에서만 과거와 같은 비리가 오늘날에도 재연되는가?

전문가들은 다른 인문사회계대학과 달리 예술계대학의 교육이 도제식으로 이뤄지는 특성에 기인한다고 진단한다. 예술 대학의 한 관계자는 “ 일반 대중 강의가 주류를 이루는 다른 대학과 달리 예술계대학의 경우 교수와 소수학생간의 도제식 교육이 아직도 일반적인 상황에서 부정비리가 문제의식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끈끈한 관계가 지속되다보니 과거부터 지속된 관행에 대해 서로가 잘못이라는 인식이 없다보니 대를 이어 계속되고 외부에 잘 알려지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국의 예술계 대학도 아직은 도제식 교육이 상당부분 이뤄지고 있는 점에 비추어 셜득력이 약하다.

이에 대해 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도제식교육에다 사제지간에 맹목적인 복종이 강조되는 봉건적인 의식이 잔존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면서 “ 문제를 해결하려는 개개인의 노력도 선행돼야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꿀수 있는 시스템 개혁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계 교수들의 호화사치 생활도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예술계에 종사하고 있는 교수들의 생활 수준은 교수 월급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으며, 또 공연과 같은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계대학의 한 관계자는 “일부 교수들의 경우, 우리가 알고 있는 샤넬, 루이비통은 이들에게는 명품이 아니다”면서 “ 이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반인들은 이름도 모르는 명품으로 감고 있어 학생들이 선물할 때 이 수준을 맞추느라고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밝혔다. 또한 예술계 대학의 경우 공연행사가 많다. 그러나 이들 행사에 외부의 협찬 등이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많아 관계자들이 십시일반으로 조달하고 결국 이는 학생들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진단에 대해 호화사치생활보다는 가치관부재의 교육현실이 낳은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인문계 대학의 한 교수는 “예술계대학의 교육이 기능의 전달에만 치중하다 보니 가치관에 대한 교육이 전무해 도적적인 해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 조금 과장하면 대학이라기 보다 ‘기능인 양성소’라를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비난했다. 이 교수는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범 대학차원에서 예술계대학의 커리큘럼등에 인성교육과 가치관 교양을 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