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평창 비엔날레,과연 실(失)만 있을까?
[전시리뷰]평창 비엔날레,과연 실(失)만 있을까?
  • 인순환 객원기자
  • 승인 2013.08.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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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나라에서 열리는 비엔날레는 자그마치 150개가 넘었던 적도 있었지만 유명무실해지거나 없어지는 것도 많아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쉽지 않고 지금도 약 90개정도 운영되고 있어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다.

다만 세계 5대 비엔날레라면 100년의 역사를 넘는 이태리의 ‘베니스비엔날레’를 비롯 미국의 ‘휘트니’, 독일의 ‘카셀 도큐멘타’, 프랑스의 ‘리옹’ 비엔날레가 있고 거기에 광주 비엔날레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강원도의 평창비엔날레는 전 국토를 아우르는 의미로 보면 광주, 부산비엔날레와 역사는 달라도 위치적으로는 삼각구도를 갖는다.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슬로프 6면, 개울변, 솔섬주변을 올림픽의 오륜기로 형상화해 평화, 하모니를 표현한 대지미술 <화이부동>.

 2018년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기까지는 계속될, 여느 비엔날레 못지 않게 세계인의 시선을 모으는 장소에서 강원도국제미술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된다.

평창의 주요 프로그램은 초대작가가 작품전시와 학술심포지움을 꾸리고 기성작가를 위한 국민공모전 뿐아니라 미래를 위한 전국학생실기대회까지 열었다. 지금까지 비엔날레보다  미디어전시가 새로운 작품들로 비중이 높았고  <바다>를 건물에서 연장된 공간으로 확장해 다른 비엔날레와 장소와 뉴 미디어전으로 전략적  차별화를 꾀한 것이 돋보였다.

이번 축제에 가장 핵심적인 작품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지작품이다. 대지작품의 제목은 조화가 잘되지만 모두가 같을 이유가 없다는 뜻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그 의미는 두말 할 필요 없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평창비엔날레의 주제 '지구하모니(Eathe Harmony)'와 딱 맞아 떨어진다. 

이 작품은 평창비엔날레 안광준 예술감독 작품으로  대관령 정상부터 내려오는 스키코스 전 라인에 설치돼 있다. 거대한 장소 '산' 전체를 하나의 화폭(약 10만평)으로 사용한 것이었다. 빗물이 떨어지는 모양을 형상화 한 것 같은 조형물로 올림픽 정신을 담은 오륜기를 색깔 별로 크기별로 섞어 알펜시아에서 68km나 되는 거리의 망상해수욕장 미디어 전시관 잔디위에 까지 연결시켰다. 마치 산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바다로 흐르듯 작품은 관람객의 시선이 닿기도 전에 이미 해변에 도착해 있는 듯 보였다. 항공사진으로 찍어야 작품 전체가 보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스키 전망대에 서면 작품이 거의 다 시야에 들어왔다.

대지미술 처럼 넓은 공간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지만 알펜시아 건물 앞에 설치된 황환일 작가의 작품은 2층 정도 높이의 대형의자가 놓여 있고 그 앞에 대형욕조가 찻잔모양으로 실제와 상상의 하모니가 눈길을 끌었다. 더구나 그 대형 찻잔 사이를 돌아다니는 무릎높이의 도자기로된  대형 개구리들은 관람객들이 올라타거나 자리를 옮겨 놓는 바람에 늘 새로운 구도의 작품으로 바뀐다. 어떤  때는 입맞춤자세를 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엔디 워홀이 대중미술로 예술의 문턱을 낮췄다면 평창비엔날레는 이렇게 관객에게 다가가는 작품으로 관람객과 예술의 거리를 좁혔다.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동해 망상 해수욕장에 위치한 미디어관은 앙바 엑스포가 열렸던 곳으로 미술 전시를 위한 곳이 아닌데도 미디어 아트를 위한 전시관처럼 공간 관리가 잘됐다. 2층 구조의 건물은 작품 감상을 위해 외부와 내부를 오가도록 해놨다. 이 중  비너스의 왼팔이 복원되어 양손을 허리에 깡짱 올리고 연설을 하는 장면이라든지 아우구스투스 황제 조각의 손이 관람자를 가리키며 강연하는 모습은 3D안경을 착용하도록 해 더욱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다만 전체 작품 관람에 있어 한가지 아쉬움은 교통편이었다.  알펜시아에 전시된 작품을 본 후 동해 망상해수욕장 미디어관까지 셔틀버스로 동선이 연결되었으면 관람객들이 좀 더 편리하게 감상을 이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평창비엔날레에서는 타 비엔날레와 달리 관객이  촉각으로 체험하거나 작품 속에 들어가야 작품의 신천지 같은 모습이 펼쳐지는 신기한 미디어 작품이 많았다. 미디어관 중앙지점에 위치한 유두원의 작품은 하얀모래 라는 것만으로도 특이한데 관람객이 모래를 만지는 데에 따라서 또 다른 작품이 펼쳐지고 색깔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게 했다. 미디어 아트가 아니면 체험 해볼수 없는 작품들이다. .

 

   
▲대지미술을 배경으로 전시된 한경희 작가의 설치 작품

이렇게 익숙하고 편한, 대중과 가까운 작품 위주로 전시되다보니 어느 전문가는 "세계미술을 주도하려는 치열한 목적을 가지고 혈세를 들여 비엔날레를 개최하는데, 대체 비엔날레의 취지는 알고 행사를 진행하는 거냐?”라며 독설을 풀어 내기도 했다.

평창비엔날레에 쏟아지는 비난의 이유가 궁금했다. “돈에는 모든 정보가 있다.”는 어느 경제학자의 말이 떠올라 국내 여타 비엔날레 예산과 평창비엔날레 예산을 비교해 보았다.

광주비엔날레는 약92억, 부산비엔날레는 37억 정도 이번 평창은 광주의 반의 반 정도 25억 예산으로 2년 걸리는 일을 두 달에 걸쳐 초인적으로 완성 했다. 그럼에도 여러 잡음이 들리는 것을 보면 어쩌면 강원도뿐 아니라 어느 누가 일을 하더라도 집행부의 고난과 비난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이번 행사가 2018평창올림픽으로 달리는 고속도로라면 중간에 2015년, 2017년 정거장에 준비를 더 확실하게 해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비난을 잠재우려면 비엔날레에 걸 맞는 작품을 보여주는 방법이 최선일 것이다.

이번 공모에는 강원도 예산으로는 적잖은 금액이지만 비엔날레를 진행하기에는 작은 예산이고 짧은 기간에 소화하려니 공모에서 찾아낸 작품들이 외국인 작가 작품보다 국내 작가가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중적인 명망이나 작품지명도는 약하지만 엄청나게 공들인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비엔날레가 예상보다 '관객이 적다고 혈세낭비가 아니냐'고 치부하기 보다는 ' 세계적인 유명세의 외국작품을 높은 개런티를 지불하고 모시는? 경쟁이 바로 혈세 낭비가 아니냐'는 일부의 주장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평창 비엔날레는 작가들의 투혼이 깃든 작품을 보고 이야기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평창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인 안광준씨는 공대를 졸업하고 평범한 회사원으로 지내다 어느날 불쑥 하던 일을 멈추고 서울대 미대에 입학했다. 수석졸업이라는 예사롭지 않은 과정을 거쳐 작품 활동도 하고 미대교수로 지내며 인생 삼모작에 성공한 별난 이력의소유자다.

그런 안 감독의 이력처럼 이번 평창비엔날레에 안광준 예술감독이 아니면 찾아내기 힘든 작품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연유로 “비엔날레가 비슷하거나 똑같아야할 이유는 없다”는 안감독의 말에 무게를 두고 싶다.

 주최 측은 약 3억9천300만원 정도 예산으로 34명의 작가의 작품 65점을 이미 매입했다. 매입한 작품은 강원도 문화재단이 소유권을 갖고 평창비엔날레가 끝나면 현재 전시되는 그 장소에 그대로 전시되기도 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도 계속 전시된다. 이 중 몇 몇  작품은 수 십억원의 가치가 있는 작품들로 도립 미술관이 없는 강원도에 비엔날레 효과는 이정도만 해도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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