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 詩] 세상은 몬스터들의 난장판...
[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 詩] 세상은 몬스터들의 난장판...
  • 이산하 시인
  • 승인 2013.10.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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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 시- 검은 별들

세상은 몬스터들의 난장판...  
프리모 레비 시- 검은 별들

                                             이산하 시인


더 이상 사랑과 전쟁에 대한 노래는 부르지 말라.

우주라는 이름의 모든 질서는 파괴되었다.

신성한 하늘의 군대는 괴물들의 난장판으로 변했고

수많은 태양과 별들이 죽은 시체처럼 떠도는 우주도

혼돈과 무질서가 난무하는 무간도로 변한지 오래다.

에너지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한 줄기 빛도 없이

처절하도록 짓누르는 암흑만 존재할 뿐이구나.

빛은 이미 자기 하중을 견디다 못해 추락해버렸는데

모든 인간은 벌레처럼 무의미하게 살다 죽어갈 테고

하늘은 영원히 덧없는 공회전만 되풀이할 뿐이리라. 

 

* 제목부터 암담한 이 작품은 세 번째 줄의 신성한 ‘하늘의 군대’(heavenly legions)를 몬스터들의 난장판으로 규정하는 순간, 이미 결론은 내려진 셈이다. 성경에 의하면, 겟세마네 동산에 주둔하면서 지구심판을 위해 예수의 공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그 하늘의 군대(천군사령관 미카엘 천사)는 약 6만 명의 무술천사들로 조직된 전체 12군단 규모의 정예특전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