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마 타고 왔다 꽃상여 타고 가는 인생
꽃가마 타고 왔다 꽃상여 타고 가는 인생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3.10.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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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상여 - 모데라토 칸타빌레’ 다시 대학로 무대에

3대에 걸친 여성의 삶을 통해 깊은 성찰을 이뤄낸 작품 ‘꽃상여 - 모데라토 칸타빌레’가 2년 만에 다시 대학로에서 선보인다.

   

2011년 초연 당시 ‘한국 고전의 현대적 수용’을 내세웠던 이 작품은, 극중  아씨(할머니), 딸고만네, 며느리, 영희와 숙희 등  3세대에 걸친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난날 우리네 여인들의 삶을 조명해 관심을 모으며 <The HanPAC Stage ‘2011 한팩, 우리 시대의 연극’>으로 선정됐던 작품이다. 극단 서울공장의 창단 10주년 기념작이다.

‘꽃상여 - 모데라토’는 옛 여인들이 일생에 누릴 수 있는 두 번의 호강, ‘꽃가마’를 타고 시집가는 꿈과 ‘꽃상여’를 타고 저승길로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토속성 짙은 수작이란 평가다.

화려한 꽃상여 뒤에서 남모르게 지워져가는 우리네 여인들의 삶. 꽃상여라는 촉매를 통해 한국적 제의식 속에 녹아 있는 여인들의 한과 슬픔, 설렘과 사랑, 고통과 죽음을 성찰한다.

놀이와 노래, 소리와 춤으로 풀어낸 음악극

이 작품은 그 주제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이야기가 아닌 놀이의 형식, 노래의 형식을 통해 그 주제를 드러냄으로써 말에서 음악성을 찾아 관객에게 논리가 아닌 감성으로 전달해나아간다. 노래와 춤과 영상, 사람이 내는 소리 등은 작품에 재미와 생기를 불어넣는 장치로 활용된다.

또 한가지, 이 연극에선 요즘은 거의 볼 수 없는 꽃상여나 죽은 아들을 위한 길닦이 굿의 모습을 무대에서 재현해 전통을 풀어낸다. 풍성한 라이브 연주와 화려한 전통 장례의식이 펼쳐지고 꽃가마(삶)와 꽃상여(죽음)가 하나로 화합하는 순간을 그린다. 결국, 놀이와 흥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으로 다가온다.

한국적 유머와 웃음이 담긴 한국 연극

이 작품은 1972년 극작가 하유상의 ‘꽃상여’를 부활시킨 작품으로, 한국 고전에 대한 재평가에 기여한다. 원작에서 작가는 한국 근현대 시기의 신구세대 간 의식의 차이와 물질적 빈곤, 인간소외 등을 작품에 반영시켰다. 원작이 담고 있는 한국인의 유머와 놀이문화, 고집을 많이 담았다. 극중 인물들은 아픔을 겪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또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때로는 가볍게 웃어넘길 줄 아는 희극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인생을 크게 놀이로 해석해 체홉과 셰익스피어의 주제를 한국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라는 평가다.

11월 1∼13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임형택 연출. 김충근·윤가현·이미숙· 이재훤·이엘리·배수진·정지은 등 출연. (문의 02-923-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