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가 윤정모 극본 '봉선화'에 담긴 의미
원작 소설가 윤정모 극본 '봉선화'에 담긴 의미
  • 최영훈 기자
  • 승인 2013.10.2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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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문제, 그 살아있는 역사를 그리다

'반성을 모르는 나라' 일본을 향한 깊이 있는 일침이 연극을 통해 선보인다.

11월15일(금)부터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연극 '봉선화'는 국제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봉선화는 1980년대 위안부 문제를 다룬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윤정모 작)를 토대로 한 작품으로, 이 문제에 대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로 다시 풀어낸 정통 리얼리즘 연극이다.

   

정신대로 끌려갔던 한 여인의 인생역경을 그린 원작에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와 함께 그 이후 세대인 아들(배문하)과 손녀(수나) 등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새롭게 첨가했다. 이 공연에는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와 그의 아들, 손녀까지 3대에 걸친 이야기가 펼쳐져, 관객들에게 일제 강점기 위안부 문제를 현재 이 땅에 살고 있는 나 자신의 문제로 연결시켜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언어가 돋보이는 봉선화는 서울시극단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사실적 연기에 표현적인 몸짓, 다큐멘터리 영상 등을 함께 사용해 가슴 아픈 역사에 대해 마음 깊이 느끼게 한다.

원작자 윤정모 작가가 직접 나서 극에 깊이를 더했다. 윤 작가는 동명의 영화(1991년, 지영호 감독)에 각색으로 참여한 이후 22년 만에 연극 봉선화로 관객에게 다시 한번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동명의 소설은 1982년 발표 당시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가 겪었던 아픈 역사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받으며 일본어와 독일어로 번역·출간되기도 했다.

'고곤의 선물', '북어대가리' 등을 통해 감각적이면서도 섬세한 연출을 선보인 구태환이 연출을 맡았다. 그는 "감성에 호소하는 역사 인식을 넘어서 대를 넘어선 고통과 상처로 남은 우리의 이야기인 위안부 문제를 공연예술로 새롭게 풀어내는 것은 바로 이 시대 우리 연극이 해야 할 일이며, 시대적 사명”이라며 이번 작품에 특별한 각오를 다졌다. 또한 "불편한 우리 역사를 들추어내는 것은 과거 자신들의 과오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일본에게 의미 있는 항변이 됨과 동시에 우리들 자신에 대한 깊은 반성의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11월15 ~ 12월 1일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 2만 ~ 3만원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 7시. 일요일 오후 3시. 월요일 휴관
(문의 02-399-1135)